문화일반

[핫 이사람]홍천한우로 요리해 즉석에서 야외 먹방 유쾌함·진정성 100만 구독자 사로잡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튜브 채널 '산적TV 밥굽남' 주인공 홍천 오진균씨

한우농장·식당 운영해본 경험 살려

마당서 숯불에 요리하며 입담 과시

가수 성시경과 합동방송 연일 화제

늘푸름한우·사랑말한우가 주재료

지역 농축산물 전국 홍보 일등공신

방송수익 일부 소외계층 성금 기탁

홍천 산적이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제 인기 연예인들도 거꾸로 그를 찾아 홍천으로 오고 있다. 최근 유튜브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오진균씨는 자신의 '산적TV 밥굽남' 채널로 찰옥수수 판매를 돕는 등 '농가 상생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우수 농특산물을 전국에 알리는데 기여하는 강원도의 대표 유튜버다.

1인 방송을 시작한 계기는

“부모님과 고추·찰옥수수·국화밭 농사 등을 하며 한우 사육을 했다. 하지만 농축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에는 한우 생산부터 식당의 식탁까지 올리는 모든 것을 원서비스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늘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길 즐기는 스타일로 그 다음에는 글램핑장을 운영했다. 한동안 글램핑장을 하며 틈틈이 유튜브 방송을 했고 현재는 1인 방송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방송이 시작부터 주목받지는 못했는데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수익은 없었고 고성능 컴퓨터, 카메라, 조명 등 이것저것 장비를 구입하는 데에만 수천만원의 초기 자본이 들었다. 유튜브 시청 시간 4,000시간의 조건을 채우면 동영상에 광고가 붙는데 첫 수익은 1만5,000원이었다. 2019년 7월3일 처음 구독자 수 1만명을 돌파했을 때를 잊을 수 없다. 그날은 정말 이불 속에서 기쁨의 눈물도 흘렸고, 흥분돼 잠이 오지 않았다. 이후 구독자 수가 꾸준히 늘긴 했지만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는 않았다.”

반전이 이뤄진 시기는 언제인가

“2018년 10월 말부터 2019년 4월까지 처음에는 집 주방에서 방송을 했지만 구독자 수가 증가하진 않고 슬럼프에 빠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르고 다른 유튜버들이 잘됐다는 것을 따라만 했던 것이다. 본가 마당에서 숯불을 피우고 나의 장점이자 특기를 살려 고기를 썰어 구워 먹어 봤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 야외 먹방이 전무했기 때문에 점차 팬들이 늘어난 계기가 된 것 같다. 한우농장과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더욱 솔직한 모습으로 방송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고, 본격적인 산적TV가 나왔다.”

주로 어떤 분들이 방송을 보나

“대부분이 남성이다. 아마 남성 구독자가 90%, 여성은 10%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 생애 이렇게 큰 갈비를 뜯어먹는 모습은 처음 본다는 등 '산적TV'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여성구독자들도 점차 호감으로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많은데 한 구독자가 '육퇴(육아 퇴근)하고 이제야 형님 방송 보며 시원하게 맥주 한잔 땄습니다'는 멘트를 남기며 형은 가식 없어 좋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

100만 돌파의 비결이 있을 것 같다

“촬영이나 편집기술, 뭐 하나 전문적으로 수업받은 적 없지만 하나하나 유튜브로 검색하며 직접 배워 만들어 갔다. 방송에서 피디님이라고 부르는 아내도 큰 역할을 해 줬다. 젊은 분들께 하고픈 말이 있다면 환경 탓, 남 탓, 부모 탓, 수저 탓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취미가 돈이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예를 들어 젊은 농업인은 자신의 노하우인 영농일기를 조금씩 영상으로 남겨 보는 시도를 하고, 그것이 쌓이다 보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평소에도 운동과 게임을 좋아하는데 구독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과도 같은 맛이 있다. 채널의 레벨이 올라가면 나 스스로도 성장이 되는 느낌을 받는데 그것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 방송을 촬영하고 그날 밤새 편집해 새벽 3시에 영상을 올리는 날도 많았다.”

밥굽남을 사랑하는 주민과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사랑말한우, 늘푸름한우 등 지역 한우를 알리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두 가지를 주 재료로 쓴다. 홍천찰옥수수축제가 취소되긴 했지만 드라이브 스루로 많이 팔려야 하기에 소비를 촉진하는 다양한 영상도 찍었다. 특히 애청해 주시는 도민 분들과 육즈비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저 말고도 강원도 곳곳에 자신만의 채널을 운영하는 청년 농업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며, 특히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참여할 각오가 돼 있다. 농업과 농촌이 발전하는 데에 '산적TV' 채널을 활용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적극 기여할 생각이다.”

홍천=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밥굽남' 오진균은

충북 제천 출신으로 부친 직장이 있던 울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2003년 스물셋 나이에 결혼해 부모님이 먼저 터를 잡은 홍천군 화촌면에서 부인과 네식구가 농사를 함께했다. 국화, 찰옥수수, 고추, 장뇌삼, 한우 사육 등 복합영농을 하며 소득 기반을 확보해 도농어업인대상을 수상했고 4H 도연합회장을 지냈다. '오고집 한우농장' 식당을 운영하다 이후에는 글램핑장을 하며 동시에 유튜브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지역 농산물 홍보를 비롯해 수익 중 일부를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등 사회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