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혹은 '탐미'…김동명 시인의 문학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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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섭 강릉문인협회장 초허 선생 첫 시선집 발간

강릉 출신 초허 김동명 시인을 기리는 첫 시선집이 발간됐다.

심은섭(가톨릭관동대 교수) 강릉문인협회장이 묶은 '당신이 만약 내게 門을 열어주신다면'은 김동명 시인의 시집 6편을 찾아내 각각 15편의 작품을 모아 놓은 책이다. 1923년 '개벽'10월호에 발표한 등단작 '당신이 만약 내게 문(門)을 열어주신다면'을 비롯해 시인의 르네상스 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의 '파초(芭蕉)' '종으로도 마다시면' '새벽' 등 90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김동명 시인의 첫 시집 '나의 거문고'가 1930년 함흥 신성사에서 발간된 지 90년이 지난 현재, 누구나 쉽게 그의 글을 들여다볼 수 있게 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처음으로 시도된 김동명 시인의 시선집은 그의 다층적인 문학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허무주의의 경향과 전원적인 목가풍의 시세계, 그리고 탐미주의 경향이라는 세 가지의 문학적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어찌 보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편집된 것이 특징이다.

시편들의 표기 방법은 최대한 시집의 원본 그대로를 따르고, 가급적 비표준어를 함께 실었다. 혹 연구자들이 시집의 원본을 구하지 못했을 경우를 생각해서다. 시낭송가들을 위해 한자를 한글로 병기하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시낭송이 선생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 차원의 재해석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은섭 회장은 해설에서 “김동명 선생의 문학사상과 정신이 미처 연구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묻혀 간다는 안타까움에 책을 출판하게 됐다”며 “제목 역시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등단작으로 결정했다”고 발간 이유를 밝혔다. 성원인쇄문화사 刊. 128쪽. 9,000원.

김수빈기자 forest@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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