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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순 칼럼]강원도 땅에서 다시 '평화의 하늘'을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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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주간

3일 개천절 집회 원천 봉쇄, 기본권 침해 논란

지금의 '광장'은 민중의 흥분과 함성이 압도

세대 지역 계층간의 갈등 통합할 리더십 발휘를

우리는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나라가 둘로 쪼개지다시피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즉,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광장을 점령한 촛불 민중은 역사의 전선에 서 있다는 벅찬 감동과 함께 마치 권력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며 당대의 대통령을 마음껏 조롱했다. 촛불시위가 거세지자 이에 질세라 태극기집회도 압도적인 군중을 형성했다. 지난 3일 개천절 집회는 원천 봉쇄됐다. 1만명이 넘는 경찰이 300여대의 버스로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 차벽(車壁)을 세워 차량 시위를 포함, 모든 집회를 막은 결과다. 개천절 집회에 대한 정부와 경찰의 대응은 기본권을 침해한 과잉 대응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

지금 광장은 민중의 흥분과 함성이 압도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지금처럼 희망이 사라진 시기는 없었다. 건국과 전쟁 때도, 피땀 흘려 한강의 기적을 이루면서도,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면서도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접지 않았다. 그런데 달라졌다. 정치 경제 안보 모두 앞이 캄캄하다. 특히 청년 세대의 절망은 '하면 된다'는 도전 정신을 꺾어 놓고 있다. 500대 기업 중 하반기에 신규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이 4곳 중 1곳(25.8%)에 불과하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올해는 입사원서를 넣을 수 있는 기회조차 사라졌다. 이 나라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은 어떻게 이룩됐는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총체적 위기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호국영령과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의 토대 위에서 세워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이다. 매년 개천절에 그 목표는 더욱 선명해진다. 기원전 2457년. 하늘이 열리고 홍익인간의 뜻을 세운 한웅이 내려왔다. 단군왕검이 그 정신을 이어받아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국호를 조선으로 정했다. 그래서 개천절이다. 여러 국경일 중 유일하게 역사적 아픔 없이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는 우리 민족의 큰 생일이다. 반만년 세월이 어디 짧은가. 유장하고 도도한 역사의 물결이 켜켜이 쌓아올린 이 나라에서 얼마만큼의 개천절이 더 지나야 세대, 지역, 계층 간 갈등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무대접론 자기연민 청산을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주소를 돌아보게 한다. 벼락도 같은 곳을 두 번 치지 않는다는데 어찌해 한민족은 한 세기 안에 두 번이나 날벼락을 맞을 수 있었을까. 그 첫째가 1910년 나라를 일본에 강탈당한 벼락이며, 둘째는 1950년 6·25사변으로 삼천리강산이 송두리째 파괴되고 수백만의 사상자와 수천만의 피란길을 남긴 전쟁 벼락이었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또다시 전쟁과 평화의 짙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21세기에도 분단의 현실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지금은 북핵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저력을 바탕으로 희망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2차 대전 후 세워진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많은 고통과 갈등이 있었으나 결국 이를 극복하고 국민의 자유와 인권, 선거에 의한 정권 교체를 제도화했다. 이 역사적 흐름 속에 강원인들은 지역의 현실과 미래를 동시에 조망해야 한다. 강원도는 각종 규제로 지난 세월 상대적인 답보와 지체의 세월을 보냈다. 거대한 수도권을 배경으로 특정 지역 사람이 휘두르는 권력 놀음 주변에서 힘없이 밀리는 종속변수로 존재해 왔다. 인구에 밀리고, 자본은 달리고, 가용인재에 약하다고 여겨 허구한 날 강원도 홀대나 무대접론의 자기 연민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강원도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에너지가 발원하는 곳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 화해 물꼬를 튼 것도 강원도 하늘과 땅에서였다. 강원도 하늘과 땅에서 다시 평화의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도록 강원도의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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