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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이야기]폐의 건강 진단해주는 '폐활량'<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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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대략 5~6ℓ 공기 허파에 담아

폐활량 가장 큰 나이는 25세

허파는 숨쉬기(호흡) 말고도 정맥에 생기는 작은 핏덩이(혈전·血栓·Blood clot)나 잠수부, 비행기 파일럿들에 생기는 혈중기포를 걸러낸다.

또 심장의 양편을 둘러싸고 있어 심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니 일종의 충격흡수(shock-absorbent)장치 역할을 한다. 또한 허파는 기관(氣管)을 통하는 공기가 성대(울대)근육을 떨게 해 소리를 내게 하고, 피를 저장하는 기능도 맡고 있으니 전체 피의 9%가 허파에 담겨 있다. 그리고 허파환경은 매우 습기가 높은 탓에 바이러스나 세균의 생존, 발생에 유리해 걸핏하면 폐렴이나 흉막염(胸膜炎)을 일으킨다. 그러나 허파는 늘 뮤신(mucin), 라이소자임(lysozyme) 등과 같은 항생물질이 든 점액(mucus)을 분비, 병원균의 발생을 미연에 억제해 방지한다.

그런데 숨을 한껏 들이쉬면 대략 5~6ℓ의 공기를 허파에 담을 수 있다. 이를 폐활량(肺活量·vital capacity)이라 하는데 그 양을 폐활량계로 측정해 간접적으로 폐의 건강을 진단할 수 있다. 물론 운동을 하는 사람의 폐활량이 보통 사람보다 많고, 25세에 가장 폐활량이 제일 크다가 점점 줄어들어 60세 정도에 20~30% 감소하고, 늙을수록 점점 준다. 이렇게 부아도 늙는다.

나이 들면서 야위어 우므러들고, 낡고 늙어 뭉그러지지 않는 기관은 없다. 허파는 폐렴(肺炎·pneumonia)과 폐암이 주된 병이지만, 끽연하는 사람들은 폐가 검게 물들며, 점점 폐포가 죽어가 숨 쉬기가 가빠지고, 기관지의 섬모도 망가져 가래를 술술 뱉지 못해 밭은 기침을 한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11분 수명이 짧아진다고 한다. 필자는 2년 전에 병상(病床)에서 할 수 없이 담배와 절교(絶交)했다. 단단히 입술을 사리물고 끊었지만 그리 행복한 줄은 모르겠다. 아무튼 대부분의 노인이 부아에 고름이 생겨(폐렴으로) 종명(終命)한다. 허파 쫙 펴고 태어나 그것 닫으면서 한살이(일생)를 마감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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