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종홍칼럼]국내 첫 中企 전기차, '메이드 인 강원' 신화를 꿈꾼다

논설위원

최초 강원産 완성차 ㈜디피코의 포트로 29일 횡성서 출고

세계 각국에서 유명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력 확보가 과제

앞으로 3~4년간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 반드시 뒷받침돼야

전기차, 이제는 시대의 흐름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조는 독일의 벤츠다. 1885년 가솔린 엔진을 단 삼륜차 모토바겐을 개발해 1886년 특허를 받았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이보다 50여년 앞서 만들어졌다. 1834년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에 의해 제작됐다. 실용적인 전기차는 미국의 토머스 대번포트와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데이비슨에 의해 1842년에 만들어졌다. 최초의 전기차가 만들어진 지 186년이 흘렀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전기차를 권장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내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가 금지된다.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는 2030년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은 2040년부터 새로 출시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다.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볼보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기차만 신차로 출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토요타는 2025년, 폭스바겐은 2026년, 메르세데스-벤츠는 2039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내수시장 과열 경쟁 극복을

미국에서는 1900년대 전기택시가 수년 동안 주요 도시에서 운행될 정도였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유전이 개발되고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거리에서 사라졌다. 이후 골프장 카트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다 최근 미래형 자동차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업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2초 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하고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항속거리가 998㎞에 이르는 전기차를 내놓고 왕좌에 오를 날만 고대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905년 스웨덴에서 독립할 때 춥고 척박한 땅밖에 가진 게 없었다. 1969년 해저 유전이 발견된 뒤 스웨덴을 뛰어넘어 북유럽 최고의 '슈퍼리치 국가'가 됐다. 이후 노르웨이는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기차 등 신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 비중은 34.2%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40년까지 모든 국내선 항공기를 전기비행기로 바꾼다는 목표 아래 전기비행기 시험 운항까지 나섰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출시 열풍이 불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개발에 참여한 강원도 등 지자체다. 그리고 강원도가 마침내 '제조업의 꽃' 완성차 생산지역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최초의 강원산 완성차이자 국내 첫 중소기업 제조 전기차인 (주)디피코의 포트로 출고 행사가 오는 29일 횡성 우천산업단지 디피코 공장 일원에서 열린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횡성 이모빌리티 사업과 강원형 일자리 모델의 성과물인 포트로는 올 8월부터 예약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과 골프장 잔디 운반용 차량, 세탁소 배달업체, 국방부 등 다양한 기관 및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계약자 순서에 맞춰 고객에게 인도될 포트로는 해외 시장에도 수출된다. 우선 헝가리의 자동차 유통회사 UCD를 통해 내년까지 3,000대가 유럽 각국에 판매된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현지에 부품을 공급해 조립하는 완전 녹다운(CKD) 방식의 수출을 현지 기업과 협의 중이다.

전장 3.4m, 차폭 1.4m, 차고 1.9m의 강원산 소형 전기트럭에서 '메이드 인 강원'의 신화를 꿈꾼다.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당장 산업 진입장벽이 낮아 공급 포화에 이를 수 있는 내수 시장의 과열 경쟁을 이겨내고 수출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도 요구된다. 또한 강원도의 전기차 사업은 당장 공장 건설, 설비 투자 등 이익보다는 투자가 더 많이 소요되는 3~4년간을 극복해야 할 처지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꿈꿨던 일이 현실이 되려면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1호 강원도 전기차가 소형 전기차의 선두주자가 될 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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