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女 허벅지 1㎝ 줄면 당뇨병 위험 9.6%↑
심뇌혈관질환·관절건강에도 매우 중요
허벅지 근육이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 무려 40%다. 근력은 건강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허벅지만 잘 챙겨도 전체 근육의 절반은 가져가는 것이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허벅지 둘레와 각종 노인성·만성질환에 대한 상관관계가 밝혀졌다.
현대인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만성질환은 단연 '당뇨병'이다. 그 자체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합병증이나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는 무서운 질병이기 때문이다. 허벅지가 당뇨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근육은 포도당을 흡수하고 저장, 소모하는 역할을 한다. 근육량이 많을수록 혈당이 금세 내려간다. 허벅지는 인간이 섭취한 포도당의 70%를 소모하는 부위다. 국내에서도 성인 32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허벅지 둘레가 1㎝ 줄어들 때마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남성은 8.3%, 여성은 9.6%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날씬한 체형을 최고로 생각하는 현시대를 역행하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허벅지는 심뇌혈관질환, 혈압의 위험성도 낮춰준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허벅지 두께가 얇을수록 남녀 모두 심혈관 질환과 조기 사망의 위험성이 증가했고, 특히 허벅지 둘레가 60㎝ 미만일 때 조기사망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했다. 중국에서는 약 9,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허벅지가 두꺼울수록 고혈압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었다. 국내 한 대학의 연구 결과에서는 허벅지 근육이 적은 사람이 슬관절치환술을 받으면 혈전이 쉽게 생겨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슬관절치환술(인공관절수술) 후에는 하지 혈류 속도가 감소해 혈액 응고가 활성화돼 혈전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데 이 혈전은 심장으로 들어가 심근경색, 뇌로 들어가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존재다. 이 때 허벅지 근육이 많다면 혈관 탄력성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고 정맥을 짜내는 펌프 역할을 하므로 혈전 생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관절 건강에도 대단히 중요하다. 허벅지 근육이 잘 발달돼 있을수록 무릎이나 하체 관절에 부담이 적어지므로 퇴행성관절염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노년층에 가장 주의해야 할 낙상사고에 의한 골절 위험성도 크게 낮출 수 있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방법은 도처에 널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평소에 많이 걷고 계단 오르기, 앉아서 허벅지 사이에 책을 끼고 힘을 줘서 빠지지 않게 하는 동작이 큰 도움이 된다.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스쿼트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스쿼트를 시도하기 어렵다면 의자를 붙잡거나 벽에 기대 하는 방법도 좋다. 그마저도 어렵다면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반대쪽 다리에 올려 저항을 준 상태로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이 허벅지 단련에 큰 도움이 된다.
모든 근육이나 건강지표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챙겨야 한다. 최근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노후 준비에 힘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내 몸 건강은 내 스스로가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