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답답한 마음 적시는 평화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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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겨울음악제 성료

◇대관령겨울음악제가 7일 공연을 끝으로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진은 6일 공연 '묵상'.

“부디 이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 속 이번 음악제가 여러분께 따스한 한 줌의 위로가 됐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지친 모두에게 음악으로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한 대관령겨울음악제가 7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폐막공연 '발자국'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웃을 일 없는 일상에 날아든 작고 따스한 초대'를 주제로 지난 5일 개막한 이번 음악제는 예년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총 3회 열렸지만 2회 공연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고 개막 전 전체 공연 예매율이 95%를 넘어서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음악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황을 중계, 매회 300명 내외의 관객이 감상했다.

관객들은 댓글을 통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을지 감사하다', '평화가 깃든 음악들 감사하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음악제의 시작은 5일 철원 출신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이호찬, 피아니스트 박상욱이 선보인 '헨델의 9개 독일 아리아'로 열렸다. 작곡된 지 200년이 흘러 1921년 출판돼 관객들과 마주한 곡으로 무엇보다 토크와 함께 진행돼 관객들의 이해를 높였다. 이들은 9개의 아리아별로 각각 강릉 바다의 힘찬 파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눈 쌓인 풍경, 울산의 대나무 숲 등의 사진을 선별, 그 이유를 들려주며 관객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선사했다.

6일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묵상' 공연에서는 브람스와 야나체크, 르쾨의 작품이 연주됐다. 작곡가가 약 20곡의 습작을 찢어버리고서야 탄생한 브람스의 현악 사중주부터 코로나 여파로 힘든 시기를 지나며 느낀 감정들이 대관령에서 처음 선보이는 '르쾨 명상곡'에 담겼다. 폐막 공연은 지휘자 차웅이 앙상블 더브릿지를 이끌며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주, 플루티스트 조성현, 원주 출신 첼리스트 신동 한재민군이 협연했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젊은 호위병'의 배경 음악인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 등 평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곡들이었다.

손열음 예술감독은 “기다림의 끝에 탄생한 곡들처럼 기다림의 끝에는 좋든 나쁘든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시기를 끝까지 기원하겠다”고 했다.

이현정기자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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