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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이주여성에 국민권리 누리는 삶 열어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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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운순 강원이주여성상담소장

“강원도에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돼 주고자 합니다.”

춘천 약사동 천주교 춘천교구 사회복지회 옆 건물에 문을 연 '강원이주여성상담소' 탁운순(58) 소장의 당찬 포부다. 상담소는 이주여성과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여성긴급전화 1366강원센터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탁 소장은 “상담을 할 때 이주여성들의 고충을 수차례 봤고 이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는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2018년 기준 도내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주민 자녀 등 외국인 주민이 3만4,000명이 넘지만,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결혼이주여성은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것과 여성이라는 점, 대부분 취약한 계층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제하고 “상담을 우선순위에 두지만 이들이 겪는 차별을 없애는 운동가 역할에도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담소는 착한목자수녀회가 여성가족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만들어졌다. 탁 소장은 “임대료가 비쌀수록 상담에 써야 될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담소로 활용할 건물을 오랫동안 찾아 다녔다.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마침 이주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천주교 춘천교구에서 손을 내밀었고 감사하게도 공간을 제공해 줘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개소식은 한달 후 열릴 예정이지만 전화((033)244-1366)와 방문 상담은 이미 이달 초부터 시작했다.

폭력 피해를 겪는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의료·법률·체류 지원도 한다. 이주여성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실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을 두고 모국어로도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탁운우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춘천민예총 문학협회도 이끌고 있다.

탁 소장은 “힘이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살아 있는 것처럼 이곳저곳 소개되지만 힘이 없는 사람의 목소리는 사라지기 쉽지 않나. 사라지는 목소리를 담는 시를 쓰고 힘없는 이주여성들이 국민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애쓸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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