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춘천 느랏재고개 오토바이 수백대 아찔 곡예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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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춘천시 동면 느랏재고개에서 오토바이 2대가 서로 지나치고 있다.

코너 구간 많고 경치 좋아 마니아들 몰려…사망 사고 빈번

주민 소음피해도 심각…전문가들 “과속방지시설 설치 어려워”

지난 8일 오후 춘천시 동면의 느랏재고개. 이곳은 코너 구간도 많고 경치도 좋아 오토바이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드라이브 코스다.

이날 황사의 영향으로 춘천의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695㎍/㎥까지 치솟았지만 30분간 20여대의 오토바이를 목격할 정도로 많은 라이더가 이곳에서 드라이브를 즐겼다.

인근에서 17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재필(64)씨는 “많이 올 때는 한번에 200~300대씩 몰려올 때도 있다”며 “전국에 있는 오토바이가 다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고 위험이다. 실제 지난 2일 오전 10시29분께 이 고개에서 마주 오던 오토바이 2대가 충돌해 5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이 평상시에도 주민들이 운행하는 트럭이나 경운기 옆을 오토바이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기 때문에 주민들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위험한 상황에 여러 차례 노출되곤 한다.

기자가 이날 도로의 제한속도인 60㎞로 차량을 운행하는 동안 여러대의 오토바이가 굉음과 함께 차량을 추월해 지나갔다. 코너링을 할 때 바닥에 몸아 닿을 것처럼 곡예주행을 하는 경우도 목격됐다. 주민들의 민원으로 제한속도 등을 표시하는 전광판이 설치됐고, '사고가 많이 나는 곳' 등의 현수막도 걸렸지만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김씨는 “17년동안 목격한 사망사고만 해도 7차례”라고 말할 정도다.

오토바이의 소음도 주민들에게는 피해다. 굉음이 엄청난 대형 오토바이들이 느랏재고개와 인근 가락재고개를 왕복하기 때문이다. 300대의 오토바이가 2차례씩만 왕복해도 주민들 입장에서는 1,000대 이상의 오토바이 소음을 하루에 듣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라이더들이 안전운전에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김정열 한국교통안전공단 강원본부 교수는 “이 구간은 코너 구간이 워낙 많아 과속방지 시설물 등을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운전자들께서 제한속도를 지키고 표지판에 주의한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권순찬기자 sckw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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