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월요칼럼]우리 마을의 집단면역을 향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김동현 한림대 보건과학대학원장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위기는 이제 1년6개월을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누적확진자가 약 1억7,000만명으로 추정되고, 사망자 또한 37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2020년 이 신종 바이러스의 공세에 전 인류는 수세적 방어로 큰 희생을 치렀다. 그렇지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1년도 지나지 않아 개발돼 지금까지 20억명이 접종을 마친 것은 현대과학의 엄청난 승리라 할 수 있다. 2021년 한 해는 분명 이 치명적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한차례 백신접종자가 1,000만명이 돼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다. 집단면역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이제 3분기가 되면 50세 이상 약 850만명을 대상으로 한 접종예약과 접종이 곧 시작될 것이다. 한 때 백신접종 부작용에 대한 지나친 보도로 접종 예약률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한달 방역 당국과 감염 전문가들의 과학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집단 면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인과 지역사회의 편익에 대한 현명한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극적인 분위기 반전이 일어났다. 위기에 강한 우리 국민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집단면역은 어떤 수치 달성을 향한 정량적 과제이기도 하지만 백신접종을 통해 나와 내 주위의 가족과 이웃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낸다는 공동체 가치를 공유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여럿이 우산을 같이 넓게 펼치면 미처 접종받지 못한 고위험, 취약계층을 쏟아지는 빗줄기에서 보호할 수 있다. 특히 이제 국내에서도 여러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어 백신 접종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한시라도 더 빨리 받아야 할 것이다.

방역 당국에서는 3분기 청장년층 접종 예약을 앞두고 우선순위를 재조정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입될 백신의 수량과 종류 등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접종 예약을 하셔야 할 분들이 있다. 첫째는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건강피해는 고령자 다음으로 만성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크게 나타난다. 국내 확진자에 대한 분석에서도 신장질환, 암,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으면 확진될 경우 중증 또는 돌아가실 확률이 2~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다음으로 서둘러야 할 분들은 흡연자다. 코로나19는 일차적으로 폐에 손상을 주는 감염성 질환으로, 흡연으로 폐 기능이 손상돼 있으면, 우리 신체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어렵게 된다. 결과적으로 많은 연구에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중증 코로나 환자로 진행될 확률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흡연 그 자체로도 건강위해가 가장 큰 행태이기에 이번 기회에 접종과 동시에 금연할 것을 권해 드린다. 끝으로, 비만하신 분들이다. 과체중을 포함해 비만은 코로나19에의 감염 위험을 높이고, 감염 이후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쳐 기계호흡과 중환자실 입원 위험, 그리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집단면역은 주위에 만나는 사람과의 접촉 과정에서 효과가 드러난다. 따라서 전국 접종률 수치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과 마을에서의 접종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백신접종, 기회가 오면 이웃과 함께 같이 주저 말고 맞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