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특집]“글로벌 기업 육성 경험·투자 대비 실적 고려하면 춘천이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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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0억대 초대형 국책사업 'K-바이오 랩허브' 춘천 유치 토론회

◇K-바이오 랩허브 춘천 유치 토론회가 지난 9일 강원일보 스튜디오 공감에서 유지욱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 이해천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 본부장, 민경호 유바이오로직스 전무이사, 심은석 강원일보 취재담당부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다. 김남덕기자

유지욱 “국가 바이오산업 중 특히 신약 부분 요람 안착 전망”

이해천 “춘천 바이오기업 작년 매출 6천억·수출 1,600억 달해”

민경호 “수도권과 심리적 거리 좁혀 젊은 인력 유치 노력해야”

강원도와 춘천시가 국내 바이오 산업의 중심이 될 'K-바이오 랩허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총 사업비 3,35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에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 12개 광역시·도가 유치에 나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는 신약기업 입주공간과 핵심 공용 연구장비 300여종, 동물실험시설, 생물안전 연구시설, GMP(의약품 안전성·유효성) 생산시설이 조성된다. 강원도와 춘천은 지난 20년간 자체적으로 바이오산업에 투자, 자생력을 갖췄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백신과 진단기기 등에서 스타기업을 발굴해 충분한 경쟁력도 확보했다. 지난 9일 강원일보는 강원도, 춘천시,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과 강원일보사 스튜디오 공감에서 'K-바이오 랩허브 춘천 유치 토론회'를 열고 춘천 유치의 당위성과 필요성, 향후 전망을 점검했다. 이날 토론회는 심은석 강원일보 취재담당부국장의 사회로 유지욱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과 이해천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 본부장, 민경호 유바이오로직스 전무가 참석했다.

△심은석 취재담당부국장=“중소벤처기업부가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공모계획을 발표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나.”

△유지욱 춘천바이오 산업진흥원장=“신약, 백신, 진단 등 생명공학분야의 바이오 창업기업들이 기초 연구부터 전임상, 임상준비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설 및 장비를 갖추는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공모 선정 후 2년간 인프라를 조성하고 랩허브가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7년간 정부 지원으로 운영한 후 자립을 추구하는 모델이다.”

△심은석 부국장=“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사업이 미국 보스턴의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했다는데 어떤 곳인지 함께 설명해 달라.”

△유지욱 원장=“포스트 코로나 시대 시스템반도체, 미래차와 더불어 3대 신산업 분야인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해 국내 신약 개발에 보다 많은 회사가 뛰어들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다. 미국을 대표하는 신약기업 '모더나'가 보스턴 랩센트럴에서 탄생했다. 보스턴 랩센트럴은 케임브리지 MIT 소유 건물에 자리 잡고 있으며 60여개의 벤처기업이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 창업에 필요한 보육공간과 고가의 실험장비를 저렴하게 대여해 주변에 위치한 대학 교수 및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세계적인 제약기업들이 참여하는 벤처캐피털을 연결, 창업기업들의 아이디어 및 기술이 바로 상용화 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해천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 본부장=“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은 지난 10년간 항체 신약 후보물질 개발 가능성 입증 및 기술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노력의 성과로 271억원의 기술이전료 실적을 이뤘고, 강원지역 바이오기업에 10건 이상의 기술지원을 했다. K-바이오랩허브 구축사업에 바이오 스타트기업들의 참여를 이끌 대표적인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중심적인 역할을 하겠다.”

△심은석 부국장=“춘천은 오랜 기간 역량을 키워 왔다. 춘천만의 경쟁력이 있는지.”

△유지욱 원장=“1998년 춘천시가 국내 최초로 정부로부터 '생물산업육성 시범도시'로 지정됐고, 20여년간 지역의 바이오 벤처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했다. 특히 코로나19 진단·백신·치료제 개발을 비롯해 백신 위탁생산까지 코로나19 전 주기 대응이 가능한 기업이 모두 춘천에 모여 있다. 이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K-바이오 랩허브'가 춘천에 유치된다면 더 많은 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가 바이오 산업, 특히 신약 부분 바이오 벤처의 요람으로 안착될 것이다.”

△심은석 부국장=“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의 역량과 역할이 중요하다. 춘천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해천 본부장=“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뛰어든 대전의 경우 인프라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실적은 춘천이 높다. 2020년 기준 대덕특구의 정부 예산은 8조3,000억원이 집중됐으나 기술료는 642억원이었다. 기술기업의 매출액 증대와 지역 일자리 창출이 잘 연계되지 않고 있다. 반면 강원도는 국가 R&D 사업 투자금액은 2017년 2,804억원으로 지금까지 제자리걸음 중이다. 대전의 3.4% 수준이다. 이에 비해 춘천지역의 바이오기업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6,001억원, 수출액은 1,600억원에 달한다. 강원도가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최적지인 단편적인 예다.”

△심은석 부국장=“춘천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큰 자랑인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데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이 실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입장에서 필요한 사업인가.”

△민경호 유바이오로직스 전무=“초창기에 저개발국가용 콜레라 백신으로 시작했다. 2~3명이 실험장비가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좋은 아이템으로 실험실만 있으면 전국을 돌아다녔다. 성공하면 대박,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한다는 생각이다.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다. 스타트업은 고가의 실험장비 도입이나 대여, 투자 유치도 어렵기 때문이다.”

△심은석 부국장=“코로나19 백신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도 발병률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은 언제까지 갈 것 같나.”

△민경호 전무=계절 독감 수준으로 되는 것을 종식으로 본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종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코로나19가 이미 많이 퍼졌고 돌연변이가 많아 매년 백신접종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본다. 인플루엔자처럼 인류와 같이 살아야 하는 것이다. 또 앞으로 어떤 감염병이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마스크를 자유롭게 벗기는 힘들 수 있다. 최근 백신을 접종한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화두인데 100% 효과의 백신은 없다. 언제든 있는 일이다.”

△심은석 부국장=“앞으로 춘천 바이오 산업의 숙제와 춘천바이오 산업진흥원의 역할을 어떻게 전망하나.”

△유지욱 원장=“산업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이 활발해져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발굴되도록 하는 생태계의 활성화다.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인재들로부터 더 많은 스타트업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강원도와 춘천은 수도권과 비교해 그 자원의 절대량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강원도 춘천이 국가 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량을 극복하기 위한 창업기업 유치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의 유치가 수도권 창업기업의 수요를 유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계속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심은석 부국장=“춘천시민, 강원도민들은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과 응원을 할 수 있을까.”

△유지욱 원장=“K-바이오 랩허브 유치는 강원도와 춘천시가 국가 바이오 산업의 핵심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지역의 유능한 인재가 지역에서 직장을 찾는다면 지역경제 또한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도가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강원도민과 춘천시민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린다.”

△민경호 전무=“우수인력 유치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청년들이 춘천을 낭만의 도시로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된다. 수도권과 춘천 간의 실제 거리는 서울에서 서울 간 이동거리보다 짧은데도 인력 유치가 힘들다.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젊은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해천 본부장=“중요한 것은 홍보다. 12개 광역지자체가 경쟁 중인데 아직 강원도의 홍보는 부족한 느낌이다. 바이오 벤처 창업을 위한 적극성도 필요하다. 좋은 실력과 기술을 갖춘 전문적인 스타트업 유치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정리=최기영기자 answer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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