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한국 가곡의 매력, 세계를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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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

◇평창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가 지난 3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공연이 이렇게 좋을 수도 있나요.”

지난 3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대관령음악제 강원의 사계 직후 손열음 음악제 예술감독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귀다. 손 감독의 말대로 이날 공연은 진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정선 출신 소프라노 홍혜란과 테너 최원휘 부부, 그의 멘토인 백혜선 피아니스트가 무대를 꾸몄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존경받는 백 피아니스트가 반주자로 나서 후배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추는 흔치 않은 광경에 관객들은 더욱 큰 환호를 보냈다. 공연 중간중간 백 피아니스트가 두 후배와 눈을 맞추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세 예술가는 한국 가곡의 매력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첫 곡은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한 허림 시인의 '마중'에 윤학준 작곡가가 곡을 붙인 가곡이었다.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가겠다는 마음이 소프라노 홍혜란의 목소리와 백 피아니스트의 멜로디로 관객들을 울렸다. 이어서 테너 최원휘가 들려준 곡은 서정주 시인의 시에 김주원 작곡가가 곡을 붙인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였다. '섭섭하지만 아주 섭섭한 게 아니라 좀 섭섭한 듯만 하게'라는 한국어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곡.

김택수 작곡가의 '아리랑 연가'까지 정해진 프로그램이 끝나고 세 사람이 첫 앙코르곡으로 선곡한 작품도 한국 초연곡으로 김소월의 시, 김신 작곡의 '못잊어'였다.

공연 도중 마이크를 잡은 백 피아니스트는 “한국 가곡은 일제강점기부터 1970~1980년대까지 많이 작곡되다가 그 이후로는 우리 시를 바탕으로 한 곡을 많이 들어볼 수 없다. 오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김소월 시인의 3개의 시를 주제로 김신 작곡가 위촉 초연곡을 선보일 예정인데 그중 한 곡”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가곡이 많이 작곡되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정상의 한국 성악가 부부가 한국 가곡의 매력을 노래한 것이라 더욱 공감이 가고 감동이 되는 무대였다. 올해 강원의 사계 네 번째 공연이었던 이날 무대는 유튜브로도 중계, 큰 호응을 끌었다.

무대에 오른 세 사람의 공연은 28일 개막하는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 메인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백 피아니스트는 30일 '별' 공연에서 손열음 피아니스트와 함께하고 홍혜란과 최원휘는 다음 달 1일 '재생Ⅰ' 무대에 선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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