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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꿈꾸는 일탈, 치유농업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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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태 강원도농업기술원장 수의학박사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꾼다. 빠르게 성장한 산업화로 생활의 편리함은 얻었지만 우리의 삶은 사회적 관계 기능 저하로 소중한 것들을 잃어 가고 있다. 과거 신체적 질환이 대다수를 차지했다면 현대는 ‘코로나 블루'와 같이 정신적 피로, 공황장애 등 정서적 교감에 갈증을 느끼는 시대적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멍 때리기'대회가 화제다. 일과 삶의 균형에 목마른 국민적 정서가 증가하면서 치유를 위해 농촌을 찾는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2020년 네이버 검색어 1순위가 반려견이다. 건강 중심 소비패턴과 여행지 검색어도 제주도와 강원도를 선호한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정주공간으로서 농촌의 잠재력과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잠재력 활용으로 도시와 농촌이 처한 문제를 동시에 대응하고 도농상생에 입각한 ‘농촌 재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는 접근하기 쉬운 위치와 자연을 자원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최대화하고 잠재력을 살린다면 사회적 경제 영역의 일자리 개발 기회 또한 큰 곳이다.

선진 유럽국인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는 농업·농촌자원 관련 활동과 서비스로 치유농업이 다양한 형태로 민간에서 시작해 국가적 차원으로 발전했다. 초창기 치유농업은 재활승마, 원예, 동물, 푸드 테라피 등 다양한 소재 중심으로 국민의 심리적, 사회적, 인지적, 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이다.

최근 시장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도 식물, 인간 상호작용의 교감치유 도입과 효과 검증으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치유농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에서 전문가 협의를 거쳐 치유농업 용어를 정의했고 2020년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을 제정, 국민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 및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적으로 현재 전문가 양성까지 확대되고 있다. 강원도는 치유농업에 유리한 다양한 농촌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전국 최초로 ‘치유농업전문가 과정'과 ‘치유농업육성조례'를 제정했다. 2019년 전국 소방관 대상 심신건강 농촌치유프로그램 제공으로 외상 스트레스 치유를 도모했으며, 홍천 열목어마을 농촌치유프로그램이 조달청 나라장터 상품으로 등록돼 활용되고 있다. 2021년 6월에는 강원도광역치매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관리 프로그램 이용까지 치유농업 범위를 확대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자 ‘치유농업사 양성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전문가 육성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기조성한 치유마을(14개소)과 치유농장(20개소)을 활용해 차별화된 모델 구축으로 지속성과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 아울러 의료·교육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연계해 교류, 운동치유 등 유형별 프로그램 개발로 서비스 품질 개선에 집중하고자 한다.

창의적 아이템으로 농가의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돈이 되는 치유산업'으로 농촌에 청년들이 돌아오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농업, 농촌을 활용한 문화적 소통과 사회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재생하는 농촌을 기대하며 치유농업으로 희망찬 동력을 얻기 위한 노력들을 강원도에서 지금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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