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인터뷰]슈베르트의 193년 전 공연 ‘재생'한 성악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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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홍혜란·테너 최원휘

지난해 이어 평창대관령음악제 함께 무대 올라

아이에게 불러줬던 자장가 내달 앨범 발매 예정

7일까지 이어지는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성악가 부부가 함께 무대에 서 눈길을 끌었다. 바로 정선 출신 소프라노 홍혜란(40)과 테너 최원휘(41) 부부. 이들은 지난 1일 평창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1828년 슈베르트가 생애 단 한번 공연했던 무대를 재현하는 ‘재생Ⅰ:26031828' 무대에 올랐다. 공연을 앞둔 이틀 전, 리허설을 마친 부부를 평창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내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강원의 사계'에도 올랐던 부부는 메인콘서트로는 지난해 음악제 개막공연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이들이 말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매력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최 테너는 “음악가로서 즐거움 중에 하나가 인연이 닿은 곳에서 또 초청을 받는 것이다. 지역에 대한 애착이 형성된다. 한국 사람으로서도 자랑스러운 축제고 그런 축제가 강원도에 있다는 게 귀하다”고 말했다.

홍 소프라노는 정선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만큼 음악제에 더 애착이 있다. 홍 소프라노는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된다. 정선에서의 기억들이 선명하다. 노래하거나 예술적인 것을 떠올릴 때 그 기억들이 내 중심이 된다. 많은 클래식이 자연과 맞닿아 있는데 막연하게 바람, 별, 시내를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져보고 느낀 그대로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학창 시절부터 노래가 좋았다고 했다. 주위에서는 소질 없다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자기들이 어떻게 알아? 이렇게 좋은데 하고 살아야지 어떻게 안 하고 살아?'라던 홍 소프라노, ‘돈 못 벌어도 좋다. 노래하다가 죽을 것'이라고 외쳤던 최 테너는 한예종 동기로 만났다. 2006년 결혼 후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지난해 첫 딸을 얻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성격이 음악과 일치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 소프라노는 “남편은 마음이 큰 사람이다. 세상에 이해 못 할 것이 없다는 성격이고 소리 자체도 크지만 음악 자체도 모든 걸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이 크다”고 했다. 최 테너도 “아내도 처음에 차가운 느낌이 있다고 말하는데 막상 따뜻한 사람이다. 포장지 안에 진심이 담겨 있는, 정돈된 따뜻함을 갖고 있고 실제로도 그런 음악을 한다. 듣고 있으면 계속 듣고 싶은 노래를 한다”고 표현했다.

부부는 아이에게 불러줬던 자장가를 다음 달 앨범으로 발매한다는 기쁜 소식도 귀띔했다.

홍 소프라노는 “아기가 100일도 되지 않았을 때 녹음해 아이만 1년을 들었다. 모차르트 자장가, 섬집아기, 새로 창작된 별의 노래인데 듀엣을 한다”고 소개했다. 최 테너는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노래하는 엄마 아빠로서 선물하고 싶어 녹음했고, 아이를 위해 불렀지만 어른을 위한 자장가도 될 것 같아 세상에 공개하게 됐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던 그 멜로디로 잠에 들고 안식을 취하고 쉼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부는 앞으로 어떤 음악이 하고 싶을까. 홍 소프라노는 “매 순간 따뜻한 음악을 하고 싶다. 아이에게 평범한 엄마 아빠가 되고 싶다. 평범한 삶 속에서 저희만의 특별한 점을 찾아 감동을 전하는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최 테너는 “한동안 아내의 생각과 반대되기도 했다. 대단한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 이제는 진정성 있는 음악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답했다.

평창=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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