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ALIVE) 주제로 11일간 열려
15회 콘서트 중 14회 티켓 매진
유튜브 중계·인터뷰 공개 호응
슈베르트 음악회 재현공연 눈길
거장들의 무대 깊은 인상 남겨
"삶이란 무엇인가 열쇠됐기를"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클래식 음악으로 우리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7일 평창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폐막공연 ‘내려갈 때 보았네'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달 28일 ‘산(ALIVE)'을 주제로 개막한 올해 음악제에서는 살아있되 마음껏 살지 못하고 있는 이 시기,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무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모두 13회의 메인콘서트와 2회의 스페셜콘서트 가운데 14회의 공연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공연마다 수차례 커튼콜이 나오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강원도 내 곳곳을 찾아가는 음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악제 개막 직전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정상급 연주자들의 마스터클래스는 18차례나 마련돼 클래식연주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장이 됐다.
메인콘서트와 스페셜콘서트 대부분이 유튜브로도 중계돼 많은 관객이 함께 음악제를 즐길 수 있었다. 콘서트 인터미션(휴식시간)에는 손열음 예술감독이 출연, 음악가들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부터 홍혜란 소프라노, 최원휘 테너, 김두민 첼리스트, 조인혁 클라리네티스트 등 저명한 음악가들로부터 연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호응도 높았다.
공연 자체도 매력적이었다. 정확히 175년 전 리스트의 리사이틀, 슈베르트의 기념비적인 음악회를 재현한 ‘재생 I' ‘재생Ⅱ' 공연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음악제를 처음으로 찾은 백건우 피아니스트 무대나 손열음 감독과 백혜선 피아니스트의 첫 듀오 무대, 김설진 현대무용가가 등장하는 독특한 연출의 ‘산 vs 죽은' 무대도 여운을 남겼다. 폐막공연은 음악제의 자랑이 된 PFO(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장식했다. 리오 쿠오크만 지휘자의 손짓 아래 이들은 열정적으로 무대를 마무리짓고 어느 때보다도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손열음 예술감독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 있음은 무엇인가 되짚어보는 것이 이번 음악제의 열쇠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산을 하나 넘는 것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알레고리의 이번 음악제가 여러분께 깊은 여운을 남기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현정기자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