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370여년전 강원도 최초 사액서원 ‘문암서원'터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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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한화문물연구원들이 춘천댐 문암서원 발굴지에서 발굴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남덕기자

춘천 신북읍 용산리 일대서 존속 연도 부합 유물 등 출토

역사학계 “문암서원 실체 처음으로 증명하는 계기될 것”

강원도 최초 사액서원(賜額書院)인 ‘문암서원' 터가 춘천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춘천읍지'를 비롯한 고문헌을 통해 대략적인 위치는 알려졌지만, 실제 유적이 발견된 것은 최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화문물연구원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강수력본부가 의뢰한 ‘춘천수력 통합창고 신축부지' 정밀발굴조사에서 춘천 신북읍 용산리 일대에서 문암서원 터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문암서원과 관련된 석축(담장)뿐 아니라 연지(연못)와 인공 섬 하단, 수혈(구덩이) 등이 발견됐다. 또 백자 발편·종자편·저부편, 수키와편 등이 출토됐다. 이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의 것으로, 문헌상으로 전해지는 문암서원의 존속 연도와 부합한다.

문암서원은 1612년(광해군 4년)부터 1871년(고종 8년)까지 260년간 존속된 서원으로 알려져 있다. 외가가 춘천이었던 퇴계 이황과 김주(金澍)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했고 1648년(인조 26년) ‘文巖(문암)'이라고 사액(임금이 이름을 지어서 새긴 편액을 내림)됐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1871년에 훼철(헐어서 치워버림)된 이후 복원되지 못했다.

춘천읍지에 따르면 문암서원의 학당은 성균관 명륜당과 같은 수준이었고 조선시대 춘천 거주자로 생원 진사에 합격한 자 대부분이 문암서원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산 정약용이 춘천을 유람하며 시 ‘문암서원'을 짓는 등 명소로도 꼽혔다.

지역 역사학계는 이번 조사 결과가 문암서원에 대한 실체를 처음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호 조사단장은 “조사를 통해 문암서원에 대한 학술적 자료를 실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직 정밀발굴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조사 성과가 더 확보된다면 역사적으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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