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무름병·시들음병 확산
평창 배추 ‘꿀통' 현상 번져
강릉 무값 50% ‘뚝' 산지폐기
추석 대목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비 피해로 인해 한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을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가격 폭락과 함께 엎친 데 덮친격으로 병충해까지 창궐하면서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백은 채소가 흐물흐물해지며 썩는 무름병과 시들음병, 바이러스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재배면적 450㏊ 중 20~25%인 90~112.5㏊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수나 호우와는 달리 장마는 재해에 포함되지 않아 보상도 막막한 상황이라서 농민들은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평창은 배추 잎 가장자리가 누렇게 타들어가다가 속이 물러 녹아 썩는 ‘꿀통' 현상이 번지면서 산지에서 많은 양의 배추가 버려지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식당과 학교급식 물량이 줄어들고 평년보다 가격까지 크게 하락하며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태백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장마기간 비로 인한 피해는 매년 있어왔지만 올해는 유난히 심한 편”이라며 “기후변화와 연작피해 등을 막기 위해 작목전환도 고민하고 있지만 농민 중 어르신이 많은 데다 경사면에 재배하는 배추의 특성, 유통문제 해결 등 여러 문제점이 있어 전환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강릉에서는 농민들이 아예 무밭을 갈아엎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무값 폭락이 원인인데 과잉 생산에다 소비 감소, 작황부진 등이 이유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 키운 무를 손한번 못 대보고 포기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강릉 왕산에서 고랭지 무를 재배하고 있는 최모씨는 1일 이웃에 살고 있는 어르신이 재배한 무를 팔아달라는 부탁에 고개만 내저었다.
최씨는 “5톤 한 차에 20㎏ 무 500상자가 실리는데 이 한차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인건비, 포장비, 운송비가 200만원정도 든다”며 “그러나 올해는 가뭄에 가을장마까지 겹치면서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무값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떨어져 상품을 받아야 한상자에 9,000원정도 받는데 중·하품으로 등급을 받으면 20㎏ 한상자에 2,000~3,000원이 고작이다. 그러면 본전도 못 건진다”고 말했다.
조상원·전명록·김광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