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쌀 풍년에도 웃을 수 없는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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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기상여건 호조·재배농 급증

올해 382만4천톤 생산 전망

예상 수요 27만여톤 초과

기상여건 호조로 올해 쌀 생산량(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전년 대비 증가해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산 쌀 수급은 공급과잉이 예상돼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보고서 10월호'에 따르면 2021년 쌀 단수(단위면적당 생산량)는 10a당 522㎏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5년간의 평년값(521㎏)에 근접한 수치지만 농민들이 체감하기엔 대풍이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으로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이 483㎏에 그쳤던 탓이다.

올해 쌀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벼 재배면적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정부가 쌀 수급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해 왔던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이 지난해부터 종료되면서 벼를 경작하는 농민들이 늘어났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73만2,477㏊로 지난해 대비 0.8% 늘었고 20년 만의 증가세로 전환했다.

장마가 짧고 일조량이 많아 벼 생육상태가 좋았던 점도 생산량 증가의 요인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올해 벼 한 포기당 이삭 수는 전년 대비 1.3개, 평년 대비 1.6개 많은 22.6개였다. 이삭당 벼알 수 역시 86.4개로 전년(84.3개)과 평년(84.6개)을 웃돌았다.

문제는 수요가 뒤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벼 재배면적을 고려해 2021년산 쌀 생산량을 382만4,000톤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예상 수요인 354만9,000톤을 27만5,000톤 초과하는 수치다. 이와 관련, 농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이 예상되는데도 쌀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벼 재배를 준비하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며 “공급과잉으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가 현실화되기 전에 정부가 나서 가격 혼란을 막고 수급안정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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