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요소수 '매점매석' 단속 중에도 중고장터엔 '10배 폭리'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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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요소수와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등의 매점매석 행위와 불법 유통에 대해 본격 단속에 돌입한 가운데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판매자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통상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제품인데도 당장 생계를 위협받는 화물기사, 택배기사 등을 중심으로 구매 경쟁이 벌어지면서 금방 동이 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중고나라·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요소수를 거래한다는 게시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판매자가 요소수 10ℓ를 1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자 1분 만에 구매를 희망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평소 10ℓ에 1만원 안팎이던 요소수 가격이 10배로 치솟았지만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이다.

같은 용량을 6만원에 판다는 게시글엔 "이 가격이면 엄청 싼 것"이라며 구매 문의 댓글이 순식간에 5∼6개 달렸다.

10ℓ를 5만원에 사겠다고 먼저 제언하며 구매에 나서는 사람들도 다수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날부터 정부 단속이 시작됐다며 폭리를 노린 판매 행위를 비판하거나 당국에 신고한 사실을 인증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개인 판매도 모두 신고 가능하다"며 통화 녹취록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그럼 뭐하나. 어제까지 판 사람들은 신고해도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며 "어제까지 팔아먹은 사람들이 진정한 승리자네"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주유소 등 오프라인 영업 현장에서도 '바가지' 피해를 봤다는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SNS에 글을 올린 'per***'씨는 "요소수 넣으러 가니 기름을 필수로 넣으라 하고 요소수는 현금으로 달라고 하더라"라고 적었다.

또 다른 자동차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요소수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주유소에 요소수를 사고 싶다고 했더니 몇 시간 뒤에 오라고 했다"며 "유록스 박스에 담겨있어 믿고 샀는데 통이 개봉되어 있었고 입구에도 주유한 결정체 흔적이 보였다"며 거품이 의심된다고 적었다.

단순히 판매자가 폭리를 챙기는 것을 넘어 개인 간에 요소수 거래를 하다 보면 사기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는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며 "최근 요소수 품귀 현상을 틈탄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가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으로 이날 기준 34건 접수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요소수 관련 사이버사기에 대해 책임 수사관서를 지정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피해 규모가 큰 다액 사건은 시도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살펴보도록 하는 등 엄정하게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중 가격 대비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을 주의하고, 거래 전에는 경찰청 '사이버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자 전화와 계좌번호가 신고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거래 시에는 가급적 직접 만나 거래하거나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피해를 본 경우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신고하거나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요소수 및 원료인 요소 등의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가 이날 0시부터 시행됨에 따라 불법 유통을 점검하는 정부 합동단속반의 운영을 시작했다

요소수 제조·수입·판매업자, 요소 수입업자들은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보다 10%를 초과해 보관할 경우 물가안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우리나라는 요소수의 주원료인 요소의 약 3분의 2를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최근 중국이 자국 수요 부족을 등을 이유로 사실상 수출 제한 조처를 해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이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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