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의사계' 7번째 메인공연
주연 뮤지컬 '팬텀'곡 선보여
다채로운 노래에 관객들 환호
외국생활 길어 뿌리생각 깊어
고향 해외 친구에 소개하고파
노력하며 오래 노래하길 바라
“제 고향 강원도는 음악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세계의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답고 포근한 곳입니다.”
세계를 누비고 있는 철원 출신 소프라노 임선혜의 이야기다.
임 소프라노가 지난 13일 평창 알펜시아콘서트홀을 찾아 평창대관령음악제 연중 프로그램인 ‘강원의 사계' 7번째 메인공연을 펼쳤다.
이날 오페라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노래를 들려주며 관객들에게 ‘귀호강'을 선사했다. 아시아의 종달새로 불리며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하는 그는 2015년 뮤지컬‘팬텀' 한국 초연부터 함께했다. 올해 세 번째 팬텀 ‘크리스틴 다에' 역을 맡았고 다음 달 팬텀의 실황 영화도 개봉한다.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모았다는 이날 공연에는 곧 개봉하는 ‘팬텀'의 곡도 넣어 더 큰 환호를 받았다. 건반악기연주자 세바스티안 비난트, 첼리스트 이호찬에 이어서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이 깜짝 등장, 노래로 임 소프라노와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 소프라노는 강원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성악가로서 팬텀이라는 뮤지컬을 경험한 것은 음악인생에 가장 큰 이벤트였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공통점, 차이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을 기념해 그 장르를 넘나들었던 작곡가 번스타인, 거슈윈 등의 음악을 모아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번 공연의 출발”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월말에는 이날 공연에서 들려드린 곡으로 음반 녹음을 진행한다. 음반 작업 전 이날 처음으로 곡을 공개한 것”이라고도 귀띔했다. 임 소프라노는 다음 달 폴란드, 프랑스 공연에 이어 제야음악회를 위해 다시 귀국하는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철원이 고향인 그는 “올 추석에도 조부모님 묘소에 벌초할 겸 철원을 찾았다. 20년이 넘게 외국 생활을 하고 있고, 연주여행으로 이동이 잦은 삶이다 보니 나의 뿌리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맑고 수려한 강이 흐르는 고향 철원은 문화,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어서 외국 친구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가치관이 궁금했다. 임 소프라노는 “인생이 행복할 때 기쁘거나 슬픈 표현이 더 자유롭게 된다고 생각한다. 행복할 때만 음악을 할 수는 없지만 삶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서 오는 에너지로 즐겁게 살려고 하고 이는 음악에도 좋은 영향을 주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또 임선혜 소프라노는 “노래를 오래 잘하는 것이 꿈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많은 것을 이뤄 왔는데 이제 더 올라가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렵겠다 생각한다. 허황된 꿈을 꾸기보다는 타고난 재능에 노력을 더해 이룰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이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