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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동반자 AI'

인공지능(AI)·로봇은 어느새 일상에 다가와 있다. 말귀 알아듣고 심부름도 하는 ‘가상 비서’로 불리는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제 낯설지 않다. 지니든, 아리아든 간에 “○○야, ~~해”라는 말이 일상용어가 됐다. 사물인터넷과 결합하면 “나 외출해” 한마디로 집 안 기기와 시스템을 모두 제어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응대 방식과 기능뿐 아니라 로봇 형태로 구현한 겉모습까지도 점점 더 사람을 닮아 간다. 차가운 기계가 아니라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먼저 떠난 이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남은 이들은 고인을 잃은 슬픔과 더불어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고인의 개인정보를 인공지능 챗봇으로 구현하는 특허를 취득했다. 챗봇은 텍스트나 음성 데이터를 입력해 인간의 대화를 흉내 내는 프로그램이다. ▼MS의 특허 기술은 사망한 사람의 이미지와 음성 데이터 등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이를 활용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으로, 일종의 ‘디지털 환생’인 셈이다. 물론 데이터에 기반한 일종의 환영(幻影)인 만큼 생전의 모습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지 않고, 주고받는 대화가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고인의 음성, 자주 사용하던 어휘와 말 습관, 비록 화면 너머이긴 하나 눈앞에서 말하고 표정 짓는 얼굴을 다시 보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혹하지 않을 수 없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그러나 논란도 많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가 이용자들과 나눈 일부 대화에서는 차별 혐오적 표현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기계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성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역기능이 생기기 마련이다. ▼강원도가 최근 정부의 인공지능산업 전국 4대 거점 지역으로 선정됐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가이드, 질병 예후 예측, 관광·산림자원을 활용한 가상여행 등 디지털 관광서비스 제공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이 강원도에서는 순기능만 존재하는 '동반자 인공지능'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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