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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지속 가능한 강원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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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천주교 춘천교구장 시몬 주교

새해를 맞아 강원도민 여러분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복을 바라기만 하기보다는 복을 지어 나누는 도 공동체로 거듭나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대부분 산지로 형성된 산악도(山岳道)인 강원도는 예전에는 살기 힘든 고장이라고들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강원도는 산과 강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고장이며, 지금은 다른 지역에 사는 많은 사람이 강원도의 청정 자연을 찾아 마음과 몸을 쉬게 하고 치유하는 곳, 이주하고픈 좋은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곳이 개발과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얼마나 손상돼 버렸는지 도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파괴를 넘어 강원도의 지속 가능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심각하게 저해하지는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변화된 환경과 생태계의 심각함에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경제적 이용 가치만을 따져 개발과 발전의 시선으로만 여전히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1972년 6월5일 국제연합(UN) 차원에서 처음으로 세계 정상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국제연합 인간 환경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때부터 가톨릭은 “인간이 자연의 생명력과 재생 능력을 조절하는 자연의 법칙을 존중해 나가야 참되고 지속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그 후로도 일관되게 인권과 자연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내며 2015년에는 인류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통해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태적 위기에 대한 인류의 깊은 책임과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공동의 재산인 지구의 기후와 환경 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 이유는 ‘인류 공동의 집 돌봄'이 현재의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후세와 미래 세대를 위해 행해야 하는 당연한 의무의 실행이자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춘천교구는 탄소 배출의 감소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을 위해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우리 삶의 터전이 지속 가능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일상 속에서의 생태적 회심과 더불어 여러 가지 방법의 실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강원도민 여러분께서도 이 실천 운동에 참여할 것을 제안합니다. ‘재생 에너지 사회'로의 전환,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육식에서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 바꿔 가기,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고 걷기를 생활화하기, 절제와 검소한 생활을 미덕으로 삼는 사회로 만들어 가기! 소비 중심의 편리한 생활 습관을 바꿔 절제되고 소박한 생활을 해 나가려면 많은 불편함이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후손에게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지속 가능한 세상을 물려주는 것은 기성세대로서 꼭 해야 할 책임이며 사명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작은 실천이 병든 지구를 조금씩 건강하게 회복시키고 우리의 땅 강원도도 환경이 좋고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리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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