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크라이나 대통령 "홀로 남겨져 러시아와 싸우는 중"…국가총동원령, 18∼60세 출국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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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정권 전복해 친러 정부 수립 목표"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밤 "홀로 남겨져 러시아와 싸우는 중"이라며 국가총동원령을 승인했다고 AP, AFP, dpa 통신이 보도했다.

국가총동원령은 국가나 국제 비상사태와 관련하여 군사력과 국가 인프라를 전시체제로 전환하고 인적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는 조치를 말한다.

90일간 발효될 이번 조치에 따라 우크라이나 내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 전체가 소집된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에 병역 의무가 있는 시민과 예비군 수를 확정하고, 정부에는 동원 조치에 필요한 재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다닐 멘시코프 우크라이나 관세청장도 24일 저녁 페이스북에 18∼60세 자국 남성은 출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새벽 공개된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첫 날인 전 날 통틀어 군·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137명이 나왔으며, 부상자도 수백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사람들을 죽이고, 평화로운 도시를 군사 표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는 더러운 짓이며,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도 그는 영상을 통해 "국가의 주권을 지키려는 모든 이에게 무기를 나누어줄 것"이라고 말해 결사항전을 천명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들은 소리는 단순한 전투기 굉음과 미사일 폭음이 아니고, 새로운 '철의 장막'이 내려오는 소리"라면서 "우리의 국가적 임무는 이 장막이 우크라이나를 포함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향후 우크라이나를 넘어 다른 유럽 국가까지 침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고위 국방 당국자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종 목표가 친서방 성향의 현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해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 공격의 3대 축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면서 이는 키예프를 점령하기 위해 고안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푸틴 대통령은 24일 새벽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돈바스 지역 주민 보호가 군사작전의 주요 목표"라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Denazification)'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탈나치화의 의미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해방하고 이 나라에서 나치주의자, 친나치 성향 인사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의 조처가 대규모 침공의 시작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미 당국자는 러시아가 100기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순항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해상발사 미사일 등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의 공격이 10곳의 비행장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국방 시설을 주된 목표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가 공격 때 75대의 항공기를 이용했지만, 우크라이나 내부에 있는 러시아군의 공격 징후는 아직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저항하며 싸우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면서, 미군은 우크라이나 바깥에 남아서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의 침공이 유혈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도울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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