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휘발유값 2천원·금값 된 연어' 우크라 사태 서민물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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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러 무역제재·하늘길 폐쇄 여파

수입 수산물·국제유가 등 껑충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물가 상승이 서민 생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ℓ당 2,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둔 휘발유 가격에다 연어·명태·대게 등 수산물의 가파른 가격 상승이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고 있다.

정선에서 평창까지 왕복 100㎞를 매일 출퇴근하는 김모(55)씨는 최근 주유소를 찾았다가 2,000원 선까지 오른 기름 값에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5만원어치를 주유해도 3일만 지나면 기름통이 바닥을 보인다”면서 “기름 값 무서워 연비 운전을 하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특히 삼척에서는 경유를 ℓ당 2,100원에 판매하는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이는 ‘아랍의 봄' 사태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했던 2012년에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기준 강원도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값은 1,966.88원, 경유 값은 1,873.71원이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연어·명태·오징어 등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러시아 영공 폐쇄와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는 등의 악재로 수급 불안정이 심화된 탓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마트는 최근 노르웨이산 생물 연어 가격을 100g당 3,780원에서 4,780원으로 26.4% 인상했다. 강릉의 도매업체는 이달 초까지 22㎏당 3만4,000원대였던 명태 가격을 최근 4만7,000원으로, 1축에 6만원이었던 냉동오징어 가격을 7만8,000원으로 올렸다.

이는 고스란히 서민 피해로 이어졌다. 춘천 낙원동의 한 일식집 사장은 “웃돈을 주고도 연어를 구하지 못해 장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연어회, 연어덮밥이 주력 메뉴였던 탓에 매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강릉 포남동에서 대게 전문점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산불로 관광객 발길마저 뚝 끊기며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김영식 강릉원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수산물 원가가 오르는데 소비는 줄어들어 소상공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비우호국가'로 지정했기 때문에 에너지·수산물 등 수출 규제로 경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아·김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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