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어머니 대신 혼자 다시 찾아와…” 23살 영애는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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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소양강댐과 박근혜 전 대통령

◇1975년 5월16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 근혜양이 소양강댐 담수어 방양행사에 참석해 박종성 강원도지사를 비롯한 기관·단체장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양이 본보 이정우기자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소양강댐 담수어 방양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근혜양, 소양강댐 담수어 방양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1974년 가족 모두 소양강댐 방문 두달 후 육영수 여사 사망

담수어 방양식에 혼자 참석해 어머니와의 추억 회상하기도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유례없이 이번 선거는 박빙의 승부로 개표를 바라보는 국민들을 한숨과 환호로 밀어 넣었다. 새벽이 넘어서도 당락이 결정되지 않아 모든 국민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 이번 선거는 조간 신문들이 당선 소식을 담지 못할 정도로 지지표가 막상막하,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한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꽃이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만개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특별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사가 연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투표일인 3월9일 투표를 마친 지지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자리 잡은 사저 부근에 나와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일 이삿짐이 들어가고 인터넷 설치기사가 오가는 등 본격적인 이사 모습이 연출되자 지지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입신고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는 지상 2층, 지하 1층 단독주택으로 25억원에 매입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소양강댐과 인연이 깊다. 소양강댐은 1974년 6월6일 가족과 방문한 장소로 가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다. 약 두 달 후인 1974년 8월15일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 발생했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1975년 5월16일 박 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소양강댐을 찾아 다음 날인 강원일보 17일자 사회면에 관련 기사가 실렸다.

소양호에는 16일 15만 마리의 담수어가 방양(放養·물고기 따위를 놓아 기름)됐다. 자연보존협회(회장:이덕봉 박사)가 마련한 제2회 소양호 담수어 방양식에서는 비단잉어 등 6가지의 담수어 10만 마리가 방양됐으며 대한불교 조계종전국신도회(회장:김제원 의원)가 개최한 불기 2,519년 부처님 오신날 기념 방생법회에서도 5만 마리의 담수어를 방류했다. 이날 오후 3시 소양강댐에서 열린 자연보존협회 제2회 소양호 담수어 방양식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 근혜양을 비롯해 이덕봉 자연보존협회장, 김제원 의원, 안경모 산업기지 개발공사 사장 등 중앙인사와 박종성 강원도지사, 김용철 춘천지방법원장, 김윤근 춘천지검 검사장, 김수근 교육감, 손승덕 의원 그리고 손계천 자연보존협회 강원도지부장 등 많은 기관장이 참석했다.

근혜양은 격려사를 통해 국토를 사랑하고 자연을 보존하는 데 남다른 정열을 쏟았던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이 방양식에 참석했다고 전제하고는 담수어의 방양행사가 내수면 개발에 뜻이 있을 뿐 아니라 자연을 보존해 아름다운 강토를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애국적 행위라고 격려했다.

근혜양은 방양식을 마치고 잉어방류를 위해 선착장으로 가며 기자에게 지난해 현충일엔 이곳에 차를 세우고 어머니와 비단잉어 얘기를 나눴는데 몇 달이 안 돼 유명을 달리하신 어머니 대신 나 혼자 이곳을 다시 찾게 되니 뭐라 말할 수 없다며 말끝을 맺지 못했다.

행사장 주변엔 기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올림머리는 여전히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연한 베이지색 원피스 차림으로 단아한 모습은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게 만들어 국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행사 천막 옆으로 1974년 5월28일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다녀간 기념비가 서 있다. “오늘 우리들은 박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를 모시고 이곳 소양강에 비단잉어 초어 10만미를 놓아 기르니 우리의 자연은 더욱 아름답고 풍요해지리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근혜양은 연도에 늘어선 많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목례를 보내며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했다.

방송기자들이 당시 23세의 앳된 근혜양의 연설을 담기 위해 마이크를 단상 위로 내밀며 취재에 나서고 있다. 이날 취재에 참석한 본보 이정우 기자가 박 전 대통령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밀착 취재하는 순간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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