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는 최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신형이 아닌 기존의 '화성-15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27일 복수의 군 및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쏘아 올린 ICBM에 대해 '화성-17형'이라고 주장했지만 한미는 정보를 종합한 결과 당시 발사된 ICBM의 엔진 노즐이 화성-15형과 동일하게 2개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단 엔진 연소 시간도 화성-15형과 거의 동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17형은 엔진 노즐이 4개다.
북한이 이번에 정상 각도보다 높인 고각으로 발사한 ICBM은 4년 4개월 전 마지막으로 발사한 화성-15형과 궤적은 유사했지만, 고도가 더 높았고 사거리도 길었다.
탐지된 제원을 이론적으로 계산하면 정상 각도로 발사 시 사거리가 1만5천㎞에 달해 역대 북한 ICBM 중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군 당국은 당시 미사일의 연소시간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북한이 화성-15형의 탄두 중량을 감소시켜 발사해 화성-17형과 유사한 궤적을 구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신형 ICBM인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는데, 한미 판단대로라면 화성-15형을 발사해놓고 화성-17형 성공인양 포장했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한미는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사진과 영상 속 발사 장면도 지난 16일 화성-17형이 공중폭발하기 직전 발사 초기 장면 등 이전에 찍어둔 화면을 '짜깁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세 차례 화성-17형 성능시험을 했는데, 세 번 모두 발사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선 두 차례는 '정찰위성용 시험'이었다며 발사체 사진 없이 우주에서 찍은 지구 사진만 공개했고, 세 번째 발사 때인 16일에는 공중폭발해 공개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도 북한이 공개한 영상 속 주변의 날씨 등을 근거로 북한의 화성-17형 발사 성공 주장이 기만전술일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지난 16일 (화성-17형) 실패를 만회하고자 화성-15형이나 개량형 등 엔진 2기짜리 ICBM 발사로 실패를 기만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으로선 지난 16일 평양에서 쏘아 올린 화성-17형이 공중 폭발하면서 대내외에 '망신'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만큼, 서둘러 이를 만회할 필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8일 북한이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정한 방위력은 곧 강력한 공격 능력"이라며 추가적인 공격무기 개발 등 국방력 강화 계획을 이행할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해 우리의 국방건설목표를 점령해나갈 것이며 강력한 공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해 우리 군대에 장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