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삼겹살값 폭등·식용유 대란에…서민·자영업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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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밥상물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적인 식량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조치와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식용유와 밀가루 제품의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춘천의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코너 진열대가 대부분 비어 있다. 박승선기자

삼겹살 식당 1인분 중량 줄이고

식용유 1인 2통 구매제한 속출

전문가들 “경기 침체 위험 커

세금 인하 등 정부 대책 시급”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가축질병 등 연이은 악재로 식자재 값이 널뛰면서 서민 밥상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재기 현상이 나타난 식용유는 일부에서 구매수량 제한이 시작됐고 삼겹살은 가격 부담에 1인분 양을 줄이는 식당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 인상, 세금 인하 등 고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금값' 돼지고기=춘천의 한 시장 골목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200g이던 1인분 중량을 150g으로 바꿨다. A씨는 “1㎏에 보통 2만원에 공급되던 것이 점점 오르더니 이제는 2만9,000원을 넘보고 있다”면서 “식당 주인들 사이에서는 냉동 삼겹살을 쓰거나 수입산이라도 구해 와야 수지가 맞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도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16일 도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이모(52)씨는 “돼지고기를 볶아 저녁 반찬을 만들려고 했는데 값이 너무 비싸다”며 “오늘은 두부만 한 모 사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물 가격 및 등급판정 동향' 자료에 따르면 13일 기준 국내산 냉장 삼겹살 1㎏당 가격은 2만8,110원으로, 지난달 평균 2만3,998원에 비해서도 17.1% 올랐다. 백장수 축산물품질평가원 유통사업본부장은 “행락철에 가격이 오르는데 올해의 경우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사료가격 등 변화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고 말했다.

■‘1인당 2통 제한' 식용유 대란 본격화=전쟁 여파로 나타난 곡물 및 팜유 수급난은 식용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자재마트를 중심으로 1인당 식용유 판매수량을 제한하는 곳이 늘고 있다. 춘천에서 식당 150여곳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A마트(후평동)는 최근 거래처에 18ℓ 식용유를 한 번에 2통씩만 판매하겠다고 통보했다. 재고 부족 탓이다. 춘천 효자동의 B마트 역시 지난주부터 18ℓ 식용유의 1인당 최대 구매수량을 3통으로 제한했다. B마트 대표는 “18ℓ 식용유 1통 가격이 지난해 12월 4만9,000원에서 올 4월 5만3,000원, 최근엔 6만원까지 올랐다”며 “미리 식용유를 쟁여두려는 식당들이 늘며 재고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통업계의 식용유 구매제한 조치는 도매를 넘어 소매업체로도 번져 도내 대형마트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가계 소비심리, 기업 투자심리 위축을 일으켜 경제가 침체될 위험이 크다”며 “금리 인상, 세금 인하 같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서화·김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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