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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등 첨단 IT기업반 165개社…영어도시 9,687억 경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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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 강원특별자치도 청사진 제주에서 찾는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막강한 교육자치의 힘으로 학생, 학부모 등 8,655명 인구유입·연 2,740억원대 소비효과를 이뤄냈다.

■제주 안의 영어교육도시=제주특별자치도가 보유한 다양한 특례 중 가장 독특한 권한은 교육이다.

전국에서 제주만이 갖고 있는 교육 특례는 53개 조항(유아교육 15개, 초중등 교육 6개, 국제학교 12개, 자율학교 20개)에 달한다. 제주 교육 특례의 완성판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계획돼 1조9,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 2011년 처음 국제학교가 문을 연 제주영어교육도시다. 해외 유학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고유의 특례를 이용한 대형 국가 프로젝트였다.

전국 어디에서나 학교 설립은 비영리법인만이 가능하지만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예외다. 제주특별법 제189조 6항은 ‘영어교육도시에서 국제학교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법인에 대해 다른 법령 또는 외국의 법령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도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학교 설립 허가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이다.

제주영어도시에는 공립인 한국국제학교(KIS)와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제주,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 캐나다의 브랭섬홀아시아(BHA) 등 4개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고 4,5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공립인 KIS를 제외하면 모두 주식회사가 운영 중이다. 한 해 평균 학비가 5,000만원을 넘어 귀족학교라는 비판도 있지만 10여년간의 유학수지 절감 효과가 9,6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자치의 막강한 힘=또 영어교육도시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의 인구 유입은 8,655명, 교사를 비롯한 고용 창출은 1,660명, 국제학교 학생 가족의 연간 소비액은 2,740억원에 달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제주도민 1,9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가장 성과가 높은 분야'를 묻는 질문에 17.8%가 ‘영어교육도시 조성 및 교육산업 육성'을 꼽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이는 관광산업 육성(22.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공무원 3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같은 질문에 영어교육도시 조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5.5%로 가장 높았다.

민기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제주 안의 또 다른 세상이자 외국이다. 대한민국 학교는 비영리법인만 설립할 수 있지만 제주도는 학교 설립 자격을 조례로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지방이라고 해서 교육 분야가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강원도의 경우 민족사관고의 사례도 있어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육성 특혜=미래먹거리인 첨단산업은 강원도 역시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특별자치도는 첨단산업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요인이다.

이는 제주를 통해 확인된다. 제주특별법 제161조에 따라 조성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지역내총생산(GRDP)의 16%를 차지한다.

축구장 150개가 넘는 109만8,878㎡ 면적의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계획됐으며 2010년 제주의 첫 국가산업단지로 완공됐다.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넥슨, ‘알집·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 연구소 등의 첨단 IT기업이 대거 입주했다. 입주기업은 165개사, 단지 내 고용인력은 2,648명에 달한다.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 제주 자체 조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 인허가권 보유=제주는 풍력 발전 에너지 산업 분야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고 이를 공공자원으로 운영할 수 있어 저탄소 녹색도시로의 전환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제주의 전기차 등 친환경차 등록 비중은 8.4%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전기차 37만7,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제주지역 등록차량의 절반 수준이다. 제주특별법 제298조에 명시된 ‘창의적전파활용지구 지정' 권한을 통해 방송통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디지털 방송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지역에서 162개 방송, 디지털 기업이 디지털융합센터를 활용했다. 또 최근 제주지역 방송통신 기업의 ‘글로벌 방송통신 테스트베드' 지원사업에 국비 포함 4,360억원이 대거 투입됐다.

제주=최기영기자 answer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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