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무덥고 습할 땐 찬 것을 찾기보다 `산책의 여유'가 필요하다

김정현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제 한풀 더위가 꺾인 듯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 전 입추가 지났으니 절기상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활동시간이 많은 시간대에는 습하고 더운 날씨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한여름에 몸살, 기침, 두통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냉방병인데 이는 전신피로감, 소화불량, 설사, 근육통 등 신체적 이상으로 자신의 몸의 신체리듬이 깨졌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덥고 습한 날씨에 냉방을 위해 공간을 밀폐하고, 오랜 시간 외부 온도와는 전혀 다른 찬 공기에 노출되다 보면 우리의 몸이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됐을 때 적응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냉방병의 특징으로 대개 애매한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한다는 데 있다. 전신증상을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오심, 집중력 저하 등이 흔하며, 어깨, 팔 다리가 무겁고 허리 통증, 몸에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위장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 등이 있으며,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안과적 질환으로는 냉방기구를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냉방기의 제습기능으로 인해 습도가 저하돼 눈물, 콧물 등의 점막 자극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사실 위중한 질병은 아니나, 앞서 말한 주의해야 하는 환자군에서 아이들은 체내 향상성 유지가 약하기 때문에 증상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며, 이미 기존 질환을 지니고 있는 만성질환자 중에 특히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환자, 노인 등의 신체허약자 등은 기존 질환의 악화를 초래하기 쉽다.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냉방기구의 사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자신의 신체리듬을 올바르게만 유지한다면 수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따라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충분한 환기를 한 다음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이때 혈액순환을 돕는 따뜻한 물로 목욕이나 찜질, 산책 등의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남은 여름 탈나지 않게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미온수나 차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인위적인 찬 공기가 머무는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활동을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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