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어깨'로 빗댄 속담·관용구<1062>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목 아래 신체 일부분 넘어

여러 비유적 문장에 쓰여

어깨(견·肩·Shoulder)란 사람 몸에서 목의 아래 끝에서 양팔의 위 끝에 이르는 부분을 이른다. 또 어깨란 옷소매가 붙은 솔기와 깃 사이, 짐승의 앞다리나 새의 날개가 붙은 윗부분을 일컫기도 한다. 또한 힘이나 폭력 따위를 일삼는 불량배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일본어로 어깨란 뜻인 카다(かた)가 우리말 속에 화석처럼 남아있다.

이렇듯 우리말 속에 일본말이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것을 보면 일본의 언어말살정책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어깨를 '어깻죽지'라 하니 '어깻죽지가 처지다'란 사람이 풀이 죽고 기가 꺾인 것을 이른다. 그리고 '어깨춤'이란 신이 나서 어깨를 위아래로 으쓱거리거나 그렇게 추는 춤을 말한다. 그리고 영어동요에 'head, shoulders, knees and toes, knees and toes(…)'를 우리말로 옮긴 애창동요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무릎 머리 어깨 발 무릎 발 머리 어깨 무릎 귀 코 귀'가 있다. 어린이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자기 몸의 부위의 이름을 익히기 시작한다.

어깨에 얽힌 속담이다. '양어깨에 동자보살(童子菩薩)이 있다'란 대개 자기의 선악을 자기 스스로는 알지 못하지만 은연중에 귀신이 감시하고 있음을, '한 어깨에 두 지게 질까'란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음을, '너무 뻗은 팔은 어깨로 찢긴다'란 지나치게 미리 손을 써서 남을 해치려다가는 도리어 실패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다음은 어깨에 관련된 관용구들이다. '어깨를 견주다'란 서로 비슷한 지위나 힘을 가짐을, '어깨가 가볍다'란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나거나 그 책임을 덜어 마음이 홀가분함을, '어깨가 움츠러들다'란 떳떳하지 못하거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기분을 느낌을, '어깨가 처지다'란 낙심하여 풀이 죽고 기가 꺾임을, '어깨를 낮추다'란 겸손하게 자기를 낮춤을, '어깨에 힘이 들어가다'란 거만한 태도를 취하게 됨을 비겨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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