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혁신 통해 놀라운 경영성과 거둬

[인터뷰]이강후 대한석탄공사 사장

조직원 자신감 회복에 주력

해외 투자·홍보 활동 성과

고객만족도 꼴찌서 2위로

본사 내년 원주 이전 순조

경영평가 만년 최하위권을 맴돌던 대한석탄공사가 지난 17일 기획재정부 발표 '2010년 정부경영평가'에서 C등급으로 전년도보다 한 단계 상승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관장 평가에서도 2009년도 '미흡'이 '보통'으로 한 단계 올라서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이 중심에는 원주 출신 이강후 사장이 있다.

지난해 4월 취임 당시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이었다.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인원이 줄어들고, 정부 경영평가는 10년 넘게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조직 전체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데 주력했다. 혁신적인 경영 전략을 내놓으면서 조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에너지 전문가다. 1979년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 산업자원부 에너지관리과 등에서 에너지 업무를 두루 거쳤다. 특히 산업연구원 파견 시절 발간한 '새로운 성장동력, 대체에너지'란 저서는 우리나라의 미래성장동력으로서 대체에너지 산업 육성전략을 처음으로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지론을 앞세우는 '현장형 경영자'로도 꼽힌다.

사장 취임 후 업무보고를 받기도 전에 현장을 방문, 역대 사장 최초로 직접 채탄체험을 통해 근로자들의 고충을 챙겼다. 직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경영혁신'으로 21개 공기업 중 꼴찌이던 고객만족도를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위로 끌어올렸다. 원주 출생으로 원주고와 강원대를 졸업했다. 고려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업자원부 무역조사실장, 중소기업청 기획관리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정보센터 센터장 등을 지냈다. 정부 경영평가가 발표된 지난 17일 이 사장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축하합니다. 과거에 비해 좋은 성적을 받은 비결은요

“감사합니다. 만년 적자, 고객만족도와 경영평가 최하위 등의 부정적 이미지는 직원들에게 패배감을 갖게 했어요. 부정적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그래서 태백 장성광업소 채탄 작업장을 찾아 하룻 동안 석탄을 캐면서 현장 종업원들과 동고동락의 스킨십을 넓혔어요. '할 수 있다' '내가 여러분과 함께 할테니 우리 한 번 해보자'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각종 사업들을 공격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해외사업도 적극적으로 하고, 홍보활동도 강화했어요. 이런 것들이 모여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게 아닐까요.”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두셨는지요

“국내 탄광사업의 한계로 해외탄광사업을 통해 석공의 경영수지를 개선하고, 석탄전문기업으로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같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택한 것이 몽골의 탄광인수 투자 사업입니다. 검토해보니 고탄질, 확실한 판매처, 지분 51% 이상 확보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았죠. 홍보활동에도 주력했어요. 석공이 하는 일을 국민이나 언론이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제가 직접 신문사에 기고문을 내기도 하고, 인터뷰 기사를 책으로 발행했더니 경영평가교수들이 좋게 평가해주더군요(웃음). 석탄가스화 사업 등에도 주력했어요.”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뒀던데요

“쉽지 않았습니다. 워낙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이를 불식하기 쉽지 않았죠. 고객만족도 만성 꼴찌에서 전체 21개 기관 중 2위로 올라섰어요. 고객인 49개 연탄공장을 직접 순회했죠. 고객들과의 인터넷 소통도 활발하게 진행했고, 광업소별로 연탄공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토록 조치했습니다. 또 4급 평직원을 2급 부장직으로 발령하기도 했고, 인사고과가 나쁜 2급 간부직원을 3급 직원으로 강등하는 등 신상필벌을 명확히 했어요. 노조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어요. 노사는 쌍두마차로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이 채탄작업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죠. 어려운 재무구조이지만 올해 직원 아파트 수리에 15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기도 했습니다.”

-석공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석탄에서 가스와 기름을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돼 앞으로 새로운 청정에너지로의 탈바꿈이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주율을 높이기 위해서 석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올해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청렴도의 제고, 고객만족도 유지 등이 복합적으로 잘 진행되면 내년에는 기관평가 B등급 이상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강원도에서는 석공 본사의 원주 이전에 관심이 많은데요

“2012년 말까지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키로 돼 있어요. 당초 임차형식으로 이전키로 돼 있었으나 직접 건물을 지어 이전키로 지식경제부와 협의를 끝냈습니다. 우연하게도 제가 태어나서 자란 반곡동 시골 마을 입구로 이전할 겁니다. 제게는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지요. 오는 10월 초 기공식을 반곡동에서 할 겁니다. 하루라도 빨리 진행해 다른 이전기관들에도 서두르도록 유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울=김창우기자 cwookim@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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