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특집]지루할 틈 없는 테마 숲길…발길 끊이지 않는 이유였네

강원도 리포트 산림이 미래다 - (4) 산림을 복지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제주도

◇전국 최고의 산림휴양생태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제주 절물자연휴양림. (위쪽부터) ◇한라생태숲. ◇제주 수목원 테마파크.

산림을 활용한 관광은 대세다. 도 면적의 82%가 산림인 강원도의 미래 '먹거리'는 산림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숲(산림)이 휴양, 치유, 문화, 교육 등의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숲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숲을 이용하는 목적이 다양해지고, 산림을 활용한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고 손꼽히는 절물자연휴양림

전국적 성공 사례인 숲유치원 주목

산림휴양 종합계획 수립 적극 지원

민간 전문가들 추진 주도적 역할

행정은 관리·운영 맡아 시너지 효과

山林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한 강원

산림개발공사 설립 필요성도 조언

■ 다양한 테마, 주변 산림과의 연계=제주의 숲길, 자연휴양림, 생태숲 등은 모두 각 코스마다 각각 다른 테마로 구성돼 있다. 탐방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지루한 걷기'가 아닌 '산책, 힐링' 등의 기분을 만끽하게 하기 위함이다.

전국 최고의 산림휴양생태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은 다양한 테마가 있는 숲길이 집약돼 있는 휴양림이다. 제주시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절물휴양림은 총 300㏊(천연림 100㏊, 인공림 200㏊) 면적에 짧게는 245m, 길게는 11.1㎞ 코스의 숲길이 총 7개가 조성돼 있다. 휴양림 내에는 숙박 시설이 있고, 숲길 중간중간에는 잔디광장, 연못, 족욕소, 약수터, 체험장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다. 또한 인근 다른 숲길과 생태숲, 휴양림 등으로 가는 길이 연결돼 숙박을 하며 장시간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주도는 1993년부터 1996년까지 151억5,6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1997년 개장했다. 최근 5년간(2010~2014년) 연평균 61만명의 탐방객이 절물휴양림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수입액은 10억원 이상이다. 제주도 내 다른 자연휴양림(붉은오름, 교래, 서귀포 등)의 연평균 수입액의 2~4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히 명품 자연휴양림으로 불릴 만하다.

■ 산림 관련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숲 체험 활동이 어린이들의 사회성을 높이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숲 유치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 내 숲유치원협회가 만들어지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2011년 당시 약 25곳이었던 숲유치원은 이듬해 50곳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 8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1주일에 하루 이상씩 정기적으로 숲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유치원은 약 30곳이다. 일반 국공립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이 관내 600여 곳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다. 제주도는 산림복지 차원에서 숲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숲유치원 운영 장소로 용이한 생태숲, 휴양림 등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고, 2010년부터는 숲 전문 교사 양성을 위한 예산도 배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또 내년 서귀포자연휴양림 내에 유아숲체험원을 별도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전인수(여·48) 전 (사)한국숲유치원협회 제주지회장은 “제주 숲유치원이 전국적인 성공사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긴밀한 민·관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는 산림을 활용한 생태숲, 수목원, 휴양림 등이 잘 마련돼 있을 뿐 아니라 바다까지 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1시간 이내 접근이 용이해 타 시·도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관의 적극적 지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숲길 조성 추진위=제주도는 '힐링'관광문화 확산에 맞춰 산지의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면적의 절반 가량(48%)이 산림인 만큼 이를 활용해 문화·휴양·교육·치유·체험 등 산림복지 측면을 고려해 도 전역을 산림휴양 치유의 섬으로 조성한다는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계획이다.

최근에는 '건강한 삶, 쾌적한 환경과 생태를 향유하는 휴가·관광문화 확산'을 목표로 '산림휴양 종합계획을 수립',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제주도가 추진 중인 산림 관련 계획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 및 제주·서귀포시도 이들 추진위에 포함되지만, 최대한 전문가들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추진위는 구성을 위한 콘셉트, 테마 등을 비롯해서 사후 관리 운영방안, 시설물 설치 및 보완사항 등을 행정 당국과 긴밀히 협의한다. 행정 당국은 여기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필요한 재정 규모, 관리·운영 주체 마련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고정군 제주도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녹지연구관은 “민·관 협력 우수사례가 바로 제주의 대표 숲길인 '사려니숲길'”이라며 “산림 관련 교수, 시민단체, 언론인 등 산림 관련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숲길 조성과 운영에 필요한 체계적인 구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과 관리·운영은 관에서 맡는 형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강원도 산림 활성화를 위한 제언=강원도는 도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만큼 이를 활용한 보다 다양한 산림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제주도 산림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한라산둘레길, 사려니숲길 등의 대표적인 산림시설을 예로 들며 강원도 내 산재돼 있는 임도, 농로 등을 활용한 숲길 조성을 제언했다. 산림 활용의 첫 단계가 탐방객들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인 '길'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길'을 조성할 때는 산림 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 재정 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진행하고, 탐방객들의 볼거리, 즐길 거리를 위한 다양한 테마 구성, 연계 시설 확충 및 보완 등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뒤따라야 한다.

제주도청 산림휴양정책과 정성호 담당은 “강원도가 산림 행정의 '선구자'”라면서도 산림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담당하는 인력과 기구는 과거보다 줄었다고 꼬집었다. 또 “지역 여건상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지방비 사업을 발굴하는 것으로는 산림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산림개발공사 설립을 통해 종합적인 산림 관련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제주와 달리 강원도는 넓은 면적에 산림이 분포돼 있는 만큼 현재 운영 중인 생태숲, 수목원, 휴양림 등을 중심으로 숲길 조성하고, 인근 산림 복지시설 및 관광시설과 연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단순한 숲이 아닌 주민들과 국내외 탐방객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볼거리,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테마를 발굴해야 한다. 무엇보다 '산림'이 강원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산림 전문가 그룹 형성을 통한 중장기적인 산림 활용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또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뒤따라야 한다.

제주=홍현표기자hphong@kwnews.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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