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표 공천혁신' 백지화 시사
文 "의견 더 듣고 판단" 입장 유보
힘 실린 비주류 '文 사퇴' 압박
주류 측 "분열 전대될 것" 격앙
신당합류·탈당사태 가속화 우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9일 안철수 전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제안을 거부하자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역제안한 '혁신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조금 더 의견을 듣고 최고위원 등의 의견을 두루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문·안·박' 제안을 거부한 뒤 문 대표와 자신 등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혁신전당대회'를 열자고 역제안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전당대회 개최와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주류, 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격화할 전망이다.
내홍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논쟁의 초점이 문안박 연대에서 문 대표의 사퇴와 전당대회 개최 여부로 전환되는 형국이다. 벌써부터 비주류는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카드를 옹호하면서 문 대표에게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안박 리모델링으로는 돌아선 민심을 돌이키기 힘들다”면서 “문안박 연대가 깨졌기 때문에 이제는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대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제시한 혁신안을 총선 공천 때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자 '문재인표 공천혁신안'이 사문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류, 비주류 간 충돌이 불가피한 지점이기도 하다.
문 대표 측은 또 문 대표가 다시 전대에 출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겠느냐며 안 전 대표를 성토했다. 문 대표 측 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이렇게 걷어찰 것이라면 왜 열흘 넘게 시간을 끌었는지 모르겠다”며 “안 전 대표가 말한 혁신 전대는 '분열 전대'가 될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해온 중진 의원들도 조만간 회동해 사태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박 연대에 협력 의사를 피력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사이에 역할을 할 부분이 있다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을 안정화할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채 원심력이 가속화하면 당 밖의 신당 세력을 연결고리로 한 탈당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서울=홍현표기자·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