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19년만에 규제 풀린 원격의료 강원도서 첫발

춘천·원주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지정

김대중 정부부터 역대 4명 대통령 나섰지만 의료계 반발에 무산

文대통령 “강원 성과 바탕으로 어르신들 진료비 절감 크게 기여”

신기술 안전성 검증 '테스트베드' 역할 가능 … 2년간 300억 지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강원도의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에 대해 “강원도에서 원격의료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원격의료 허용은 'IT강국'을 표방한 김대중 정부시절부터 역대 4명의 대통령이 나섰지만 의료계,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 반발에 부딪혀 시범사업에만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강원도에 국한해 민간 차원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면서 앞으로 강원도의 운영 방향에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특구법 근거한 규제완화, 300억원 지원=정부가 원격의료를 전격 허용한 것은 특구를 지정해 규제를 일정 기간 과감하게 해제할 수 있는 지역특구법에 따른 것이다. 규제특구로 지정되면 메뉴판식 규제특례가 적용되고, 각종 신사업, 신기술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가 2년간 적용된다.

문 대통령 24일 오전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디지털헬스케어특구로 지정된 강원도에서는1차 의료기관의 의사와 환자 간 원격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며 “강원도의 성과를 바탕으로 원격의료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1차 병원의 이용과 어르신들의 진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지사도 “강원도 특구가 (의미가) 가장 큰 규제개혁”이라고 말했다. 특구사업기간은 4~5년이지만, 정부는 2년 단위로 특구 평가를 실시해 연장, 확대, 해제를 검토한다. 2년간 도에는 300억원이 지원된다.

이날 발표 도중 최문순 지사가 “이 자리에 '감자 출신'(강원도 출신)이 많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우영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등이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웃으며 “강원도 전성시대네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특구사업 참여 기업 지속 확대=문 대통령은 시·도지사 간담회에 앞서 규제자유특구 부스를 찾아 사업 설명을 들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공학부 박사 출신들이 창업한 기술형 벤처기업인 메쥬(대표:박정환)가 '착용형(웨어러블) 심전계'를 시연했다. 환자의 심장질환에 대한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의료장비인 심전계는 그동안 병원 내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하지만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따라 심전계를 착용한 환자가 병원 밖에 있더라도 의사가 환자 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진료하는 행위가 가능해졌다. 메쥬는 내년초 착용형 심전계 인증 허가를 마치는 대로 치악산 국립공원, 소금산 출렁다리, 국제걷기대회 등에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증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조성필 메쥬 이사는 “특구 지정 전에는 실증작업을 해외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컸는데, 이번 규제완화로 지역에서 할 수 있게 돼 큰 기회”라며 “FTA 국가 수출까지 내년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호·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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