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묘비 쓰러져 나뒹굴고 봉분마다 쇠말뚝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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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감정리 묘지 10여기 훼손 ‘날벼락'

◇춘천 감정리에 자리한 묘지 10여기의 비석이 모두 쓰러지고 파이프가 꽂히(작은 사진)는 등 훼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추석 성묘갔다 피해 확인 경찰에 신고

피해자들 “고의로 벌인 일…재발 우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묘지 10여기가 훼손되고 비석이 파손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에 거주하는 A씨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18일 춘천시 감정리에 모신 조부모의 산소를 방문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2주 전 벌초작업 당시만 해도 멀쩡했던 비석이 쓰러져 있고 묘지 곳곳이 훼손돼 있었기 때문이다. 조부모의 산소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묘지 비석들도 뽑히고 쓰러져 곳곳이 깨져 있는 상태였다.

A씨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 양옆에 플라스틱 파이프가 여러곳 박혀 있었고, 인근 묘지의 비석이 모두 쓰러져 있었다”며 “정신이상자가 벌인 일로 생각했지만 피해 묘지가 너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곳에 할머니의 산소가 있는 B씨도 18일 묘지가 훼손됐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그는 추석 당일이었던 21일 이곳을 방문했고, 할머니 산소의 중앙과 뒤쪽에 40㎝가 넘는 쇠말뚝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꽃을 꽂아두는 화병과 제사음식을 올려두는 상석은 뽑혀 묘지 주변에 나뒹굴고 있었다.

B씨는 “할머니 묘지 외에도 인근의 묘지 여러 기가 훼손돼 있었다”며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원한이 있는 사람이 저지른 일인가 생각했는데 이곳 말고도 피해를 본 묘지가 많아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어 “직접 확인한 것만 10여기라서 실제로는 피해 묘지가 더 많을 수도 있다”며 “누군가가 고의로 한 행동일 텐데 이 같은 일이 재발되거나 다른 곳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일부 피해자는 23일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다른 사람들의 묘를 훼손할 경우 분묘발굴죄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미수범도 처벌받게 된다.

권순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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