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바람 잘 날 없는 화천군

정래석 부국장

화천군이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럽다. 밖으로는 강원지방경찰청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3개월째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안으로는 최근 감성마을 촌장인 이외수 작가의 막말 파동까지 겹쳐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마디로 지역 전체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져 있다.

경찰은 올 10월 2015~2016년 화천지역 이반장·새마을지도자연합체육대회 보조금 지급과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화천군청과 군이장연합회 및 군새마을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지역 내 주둔 3개 사단에서 열리는 군부대 페스티벌 상품권 지급에 따른 수사도 진행 중이다. 관련 단체는 보조금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 사법 당국으로부터 무혐의 처리를 받은 사안을 다시 재수사하는 것은 특정 자치단체를 향한 타깃수사가 아니냐며 올 연합체육대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공무원 17명과 이장 및 새마을회 집행부 등 20여명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사회 분위기가 양분되면서 수사와 관련된 '~카더라'식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마저 무성하다. 자칫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쟁의 불씨로 떠오를 기미다. 경찰이 잘잘못을 철저히 규명해야 하는 이유다.

설상가상 이외수 작가가 8월 열린 제6회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 시상식에서 술을 마시고 최문순 군수에게 '감성마을을 폭파하고 떠나겠다'는 폭언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여론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지난달 군의회가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지역사회단체들이 비난 현수막을 내걸고, 퇴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 작가는 의회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술로 인해 벌어진 일로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고 백 번 사과드린다. 의회에 직접 나가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지만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우선 서면으로 답변드린다”고 했다. 이 작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군의회가 감성마을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사권을 발동했다. 증인으로 최문순 군수와 정갑철 전 군수, 이외수 작가 등 7명을 채택했다. 또 김순복 전 의장을 비롯한 감성마을 설립 당시 4대 의회 의원 3명과 김순옥 다목리 이장 등 5명을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했다.조사특위는 오는 8일과 15일 증인 및 참고인 조사와 감성마을 시설 운영 및 격외문원 운영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말그대로 '지역 탄핵 정국'이 된 셈이다.

그동안 지역민과의 소통 부족과 막말 파문으로 작금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감성마을은 누가 뭐래도 화천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이 작가의 화천군과 산천어축제 홍보대사로서의 기여도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군의회는 이번 특위를 통해 그동안 감성마을 조성, 운영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면 철저히 규명하고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무엇이 지역 발전과 서로 소통하고 상생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출구전략까지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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