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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상]“우리 같이 식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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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도경제진흥원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선거철이다. 주변 지인은 권한다. 당신도 정치 좀 해서 세상을 바꿔보시지. 피식 웃으며 받아들인다. 그냥 칭찬이겠거니 한다. 그런데 한때 포부가 남달랐던 터라 은근슬쩍 정치에 대해 짧게나마 생각도 해 본다. 세상을 바꾸지는 못 해도 지역을 바꿔 볼 수는 있지 않을까?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진다. 그렇다고 나까지 편승할 필요가 없겠다. 그저 나의 그릇은 지금 제 몫을 다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만족한다. 난 그런 거창한 꿈을 꾸는 그릇이 못 된다. 아니 싫다. 다만 그분들이 내 목소리를 귀담아들어 주고, 내 글을 읽어 주고, 나의 표현에서 일용할 양식과도 같은 것이 있어 공감해 준다면 기쁨이다. 그렇다면 나 또한 함께 살아가기에 도움이 되고자 함에는 주저하지 않겠다. 정치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시는 분들, 아니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고 나선 분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작은 소임일지라도 일익이 있다면 족하겠다.

시대적 화두가 고용절벽이다. 일자리는 밥이다. 매일 먹어야 하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먹는 밥값은 하고 살자. 일자리가 부족해 고달픈 청춘들을 위해 우리는 뭘 할 것인가. 일자리가 행복이다. 그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당신이라면 그 누구라도 머리를 맞대어 보고 싶다.

“정치인은 거짓말쟁이다.” 늘 시끄럽게 말한다. 이유야 분명하다. 세상사 이치는 분명한데 그 이치를 거스르는 정치는 희망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는 현실의 뭇매를 맞는다. 정치한답시고 거창한 청사진을 펼쳐도 이상과 현실이 다르듯 민의의 희망은 다르다. 정치인의 꿈은 그저 이상에 불과하고, 민초의 꿈은 현실이다. 우리는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고결함이다. 그것이 이상을 쫓는 정치인과 소확행을 추구하는 민초들의 확실한 다름이다. 미래는 누구도 모를 일이지만 내가 정치를 한다면 “우리 같이 밥 먹자”고 선거운동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이렇게 웃어보는 재미로 난 정치를 평가한다. 그게 나의 몫이다. 부디 선거의 계절에 당신은 거짓말쟁이가 아니길 바란다.

필자의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 새벽의 맑은 공기에 심신을 열고 걸을 수 있음에 행복해한다. 작은 믿음이 저에겐 이토록 큰 행복인데 왜 정치해 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겠는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 또한 현세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다. 주변에서 흔든다고 함께 휩쓸리는 것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떨어진 낙엽들이다. 이리저리 바람결에 쓸리는 그런 낙엽이 되지 말고, 작아도 새롭게 돋아나는 새싹이 되자. 천천히 오래가는 늘 푸른 솔잎이 되자.

나와 함께 당신도 그런 소시민이 되자. 이런 나의 소신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늘 세상에 감사해서 하는 당당함이다. 지금의 제 몫을 잘 수행하고 있다. 작은 재능을 크게 써주는 세상에 난 오히려 기뻐한다. 이해타산에 흔들거리는 나약한 마음이 아닌 묵묵히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선택하자. 그게 살아있는 삶의 원천이다.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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