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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삼척화전 상생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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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삼척시의장

그동안 찬성과 반대를 둘러싸고 많은 지역민의 갈등과 분란을 초래해 왔던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착공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포스파워 측의 자료에 따르면 부지면적 114만㎡에 2,100㎿의 발전용량으로 5조1,500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논란을 잠재우고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공사에 소요되는 유류공급 입찰에서 공장도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한 최저가 입찰방식과 결제조건은 매월 25일 마감 후 다음 달 30일 결제하는 회사 기준으로 적용한다고 해 지역 주유소업계에서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또 부대시설공사에 지역업체가 참여하기 어려운 기준을 적용하고 지역주민에 대한 고용 역시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사업 초기부터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업이 그렇듯 화력발전소 또한 건설 과정과 가동 중 환경 파괴, 이로 인한 주민 피해는 불가피하다. 비산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은 물론이고 화력발전소의 특성상 해안침식과 수온 변화, 하역부두와 방파제 설치에 따른 조류 흐름 등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불 보듯 뻔하다. 설사 이러한 피해가 없다손 치더라도 찬반 양론으로 분열돼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지역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화력발전소의 건설을 반대하고 꺼리는 주된 원인이 돼 온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착공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침체돼 있는 지역경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함과 피해에 상응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포스파워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오염 방지설비를 도입하고 비산먼지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연료관리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삼척시와의 상생협약으로 약 5,680억원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기업이 이윤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상생협약에 의한 투자 약속도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것이고 도계지역에 사용처를 찾지 못하고 비축돼 있는 무연탄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은 지극히 실망스럽다. 더구나 사전에 충분히 예견되는 다소의 가격차이를 빌미로 지역의 업체와 장비, 자재사용에 소극적이거나 배제한다면 지역민들의 포스파워에 대한 기대와 믿음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라 할지라도 불특정 다수가 그 제품을 소비한다면 공공성을 무시할 수 없다. 하물며 현대인의 필수품인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발전소의 경우 그 공공성은 더 크다 할 수 있다. 지역 발전과 기업 성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지자체는 가능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기업은 지역 업체와 인력의 참여 확대, 지역 내 생산 제품의 이용, 각종 환원사업 등을 통해 함께 윈윈해야 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뿌리와 가지가 따로 있을 수 없듯이 아무쪼록 포스파워 삼척화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고 도와 가면서 지역의 발전과 기업의 성장, 주민의 소득 향상이라는 더 크고 알찬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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