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4·15 총선과 강원도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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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욱 취재담당 부국장

특별사면 이광재 전 지사

차기 대권주자 카드 염두

'정치 1번지' 종로 출마설

총선 이후 정치상황 주목

강원 출신 대선주자 윤곽

다시한번 도약기회 올 것

'9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특별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정치적 무게감은 여전하다. 복권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4·15 총선에서 그의 역할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 이 전 지사를 넣어 여론조사를 돌렸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곳은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가 유력한 곳이다. 상대당의 대권주자 중 한명과 맞대결을 검토할 만큼 그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종로 출마설은 더욱 그렇다. 민주당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출마지역으로 유력한 '정치 1번지'에서 최근 그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이 전 지사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이 종로(부암동)이기도 하거니와, 차기 대권주자 1위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를 종로에서 자기 선거만 치르게 하는 것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세종시로 출마시켜 전국 선거를 지원하게 하는 방안이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을 치르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 이 전 지사 종로 출마설의 배경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강원도를 고향으로 갖고 있는 이 전 지사를 서울의 주요 지역에서 출마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이유는 그가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민주당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전 지사는 이른바 친노(親盧)-친문(親文)으로 이어지는 여권 주류세력의 적자(嫡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낙마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던 주류진영의 입장에서는 이 전 지사가 총선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하고 당으로 돌아올 경우 그를 대안 중 한명으로 놓고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그가 오래전부터 상생과 협치를 주장하며 “국정은 야당과 함께 끌어가야 한다”고 밝혀 온 '연정주의자'라는 점과 수년동안 싱크탱크 '여시재'를 운영하면서 쌓아온 개인적 역량도 그를 정치지도자 반열에 올라설 수 있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해 총선에서 이 전 지사의 적절한 활용법을 찾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만약 그를 출마시킬 것이라면 강원도가 아닌 종로든, 광진을이든 서울 주요 지역으로 내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또 한명의 대권주자를 키우는 길이고, 이 전 지사 입장에서도 그간의 정치적 공백을 빠르게 메워 나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강원도에서 출사표를 던진다고 해서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으로부터 관심을 덜 받게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민주당과 이 전 지사의 선택이 무엇이 될 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정작 내가 주목하는 것은 총선을 기점으로 강원도에서도 '대망론(大望論)'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간에 강원도 출신 정치인이 대권주자로 거론된 적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강원도 대망론'은 우리에게 낯설면서도 설레는 단어임에 틀림없다. 일단 이 전 지사가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당에 들어갈 경우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부각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여기에 한국당의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다선(多選)들이 다시 국회에 입성한다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정치판에서 실제 누가 대선주자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허약하고 경제적으로 침체됐으며 각종 현안들마다 정부의 규제에 발목을 잡혀 있는 강원도의 현실에서, 지역 출신 대권주자가 나온다면 다시 한번 강원도가 꿈틀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4·15 총선은 '강원도 대망론'의 존재를 알리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여러모로 선거에 관심이 가는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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