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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국립공원 단절 도로 복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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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 상지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백두대간 체계는 1대간 1정간 13정맥을 기본으로 하며 우리 전통지리 인식의 산물이자 민족 고유의 문화 유산,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이 중 백두산~지리산에 이르는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남한 구역은 특별한 보호가 요구돼 학계, 시민사회, 정부가 합의해 국가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백두대간보호지역은 법 취지로 볼 때 관리 최우선 과제는 자연 및 문화유산 보전과 개발 영향으로 훼손된 생태계 복원이다. 백두대간보호지역은 다른 법률에 의해 다양한 보호지역으로 중첩돼 보호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자연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고 현 세대의 지속가능한 이용도 추구하는 보호지역이다. 현재 22개의 국립공원이 있고, 강원도에는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국립공원이 있다. 강원도는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어 자연의 청정성, 다양성 등의 보전 가치와 이용 가치가 큰 곳임을 알 수 있다.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국립공원은 백두대간보호지역상에 중첩 위치해 있으므로 보전과 복원, 지속가능한 이용의 관점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러 관리 과제 대상 중 하나는 두 보호지역에 들어서 있는 도로다. 백두대간보호지역과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는 생물서식과 이동의 제한, 경관저해, 대기오염의 피해과 더불어 다른 개발 압력을 높이므로 훼손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대책을 수립해 왔다. 2000년대 이후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림청 등에서 단절 생태계 연결을 위한 통로 조성이 주요 사업이었다. 설악산 한계령, 오대산 진고개, 구룡령 생태통로가 대표적인데 모두 교량형 구조를 활용해 연결을 시도한 것이다. 그동안 이들 생태통로는 '토목공사 위주', '야생동물 생태 고려 미흡', '자연경관과의 부조화' 등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야생생물의 종수 및 개체 수 증가에 긍정적이라는 조성 후 모니터링 결과도 있다. 이와 함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대체도로인 터널이 뚫리면서 이용이 급격히 줄어든 '구도로'의 복원이다. 터널화 이후 구도로는 기초자치단체가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관리가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유지관리비 상승의 악순환이 나타나면서 안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백두대간보호지역과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설악산 미시령과 태백산 싸리재 구도로가 대표적이다. 이들 구도로를 다양한 방법으로 복원하거나 영향 저감을 도모하고 적절한 이용도 모색할 시점이다. 예를 들면 설악산 미시령 구도로는 미시령 정상부 구 휴게소의 원지형 및 식생 복원사업과 연계해 '보호지역 관리도로' 기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복원하고 친환경 교통을 도입해 야생생물 서식생육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 이용을 추진하는 것이다. 태백산 싸리재 도로는 도로 축소, 축소 부분에 식생대를 조성하고 정상부 전후 50~100m 구간의 포장재를 걷어 내는 복원을 실시하고 야간시간대 차량을 통제해 야생동물 서식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방안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능동적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이 필수가 되고 있고 생물다양성 보전과 증진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보호지역이 있다. 강원도 백두대간보호지역과 국립공원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함은 당연하다. 이 두 보호지역을 관통하는 도로 중 유지 필요가 낮은 곳의 복원과 영향 저감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그린뉴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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