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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 첫 금메달 황대헌, 국민 체증 풀어준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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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대한민국의 첫 ‘금맥'이 터졌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 강원올림픽전사 황대헌(강원도청)이다. 황대헌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1위로 골인, 우승을 차지했다. 편파 판정으로 1,000m에서 실격되는 아픔을 겪었던 황대헌은 이날 경기에서 9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선 뒤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어떤 선수도 넘볼 수 없는 실력으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남자 1,000m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판정 조작'에 눈물을 삼켰던 황대헌이지만 중국의 텃세마저 불굴의 의지와 실력으로 극복한 통쾌한 승리여서 도민은 물론 온 국민이 열광하고 있다.

황대헌의 값진 승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압도적인 실력으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며 1,000m의 억울함을 한 방에 날려 보낸 쾌거라고 했다. 또 눈부신 역주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의 스포츠 영웅들은 국민이 어려울 때마다 많은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활력소가 됐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를 하면서 비록 그의 가슴에 일장기가 달려 있었지만 국민에게 대한민국 사람이 해냈다는 큰 자긍심을 심어줬다. 1998년 US여자오픈 골프에서 박세리가 보여준 맨발의 투혼 우승은 당시 IMF로 힘들어하던 국민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황대헌도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황대헌은 석연찮은 판정에도 불구하고 ‘장애물을 마주했다고 반드시 멈춰 서야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벽을 오를지, 뚫고 나갈지 또는 돌아갈지를 생각하라'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마이클 조던의 명언을 되새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선수 모두에게 해피엔딩만 있을 순 없다. 승패보다 한계에 도전하는 열정과 노력이 더 빛나는 게 스포츠 정신이다. 황대헌의 금메달을 계기로 대한민국 선수 모두가 조금도 위축되지 말고 끝까지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묵묵히 힘든 훈련을 이겨내며 철저히 준비해 온 선수들이다. 남은 대회 기간에 설상과 빙상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다져 온 역량을 맘껏 발휘해 주기를 당부한다. 그리고 선수들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우리 사회 전체에 새로운 활력이 돼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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