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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가 8년 만에 최고가, 오일쇼크 해소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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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국이 최후의 카드로 남겨 뒀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다가서면서 국제 유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다. 14년 만의 최고치다. 강원도 내 평균 휘발유 값도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일 기준 강원도 내 평균 휘발유 값은 전일 대비 16.97원 오른 ℓ당 1,832.56원이었다. 2014년 8월 4주 차 이후 8년 만의 최고가다.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도내 주유소 중에는 이미 ℓ당 1,900원을 넘긴 곳까지 등장했다. 최근 닷새간 도내 휘발유 값 평균 상승 폭은 11.8원에 달할 정도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우리에게는 풍전등화가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성장동력마저 끊어질 수 있는 위기다.

곧 있으면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수입 물가에 영향을 주고, 이후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소비자물가로 전달될 것이다. 이미 원유와 천연가스는 물론이고 곡물과 원자재 가격까지 모두 천정부지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밀값은 14년 만에 최고치다. 세계 원자재 가격의 지표인 S&P GSCI 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미 3% 후반대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충격파가 국내에 전달되면 4%대 물가 상승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오르는 것은 서민 가계에 직격탄이다. 유류세 인하로만은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다. 그 이상의 조치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에 고통받고 있는 서민층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는 치솟으니 지갑이 얇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 간 보복의 악순환으로 장기화할 경우 문제는 더 커진다. 100달러대 유가가 계속되면 우리 경제가 지탱하기 힘들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수출 주도의 한국경제는 다른 나라들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성장은 멈춰 섰는데 물가는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를 보면 민생경제 파탄을 막기 위한 정부의 물가관리 대책은 시급해 보인다. 물가 충격이 가중되고 있다. 늦기 전에 쓰나미급 충격파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다.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물가관리의 고삐를 바짝 조이면서 서민 고통을 덜어주는 것에 정부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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