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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령층 확진자 관리 전환, 방치로 이어져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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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이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도 지역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고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일반관리군'으로 집계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RAT 결과 양성이 확인된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도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배정되고 있다. 따라서 전담병원의 하루 두 차례 증상 모니터링과 처방은 이제 제공되지 않고 있다. 각자 알아서 의료기관에 연락해 비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는 검사를 받은 동네 병·의원에서 검사해 확진된 후 전화 상담·처방까지 한번에 가능하도록 해 사후관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관리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내에 60세 이상 고령층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코로나19 치료제도 도 방역 당국 보유 물량이 10일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돼 확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명단'을 보면 강원도 내 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은 여전히 5개 시·군 6개 기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13개 시·군에서는 확진자들이 지역에서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없어 사실상 동거 가족의 ‘약 배달'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24일 기준 도내 팍스로비드 물량은 지역 각 의료기관에서 약 열흘간 처방이 가능한 분량인 1,993명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최근 전국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걱정이다.

오미크론 유행 이후 사망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특별히 관리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사이에는 통상 2~3주 시차가 있다. 지금 사망자 규모는 하루 20만명 정도가 확진되던 2~3주 전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 30만명대 이상 확진자 수치를 감안하면 사망자 관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오미크론 환자나 사망자가 크게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마저 집중관리에서 제외한 조치는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수단인 치료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면 안 되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셀프관리 전환을 거창한 이유로 포장하기보다는 대면 진료, 차질 없는 약 공급 등에 대해 도민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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