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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원도내 아파트 전세 14개월 연속 상승, 대책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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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내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1년2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도내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912만원 증가한 1억4,135만원에 달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다. 전월 대비로 보면 2020년 12월부터 줄곧 상승했다. 또 도내 집계대상인 7개 시 가운데 삼척시를 빼고 모두 전년보다 값이 뛰었다. 시중 가격 상승세는 더 심했다. 신규 단지일수록 오름폭이 컸다.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 시사, 신규 단지 입주 이전에 갈아타기 전세 수요, 외지인의 임대사업 및 시세 차익 차원의 투기 활동 등이 집중된 결과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전세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당장 임대차 3법 도입 2년을 맞는 올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이 끝난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 집주인들은 지난 4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한 데다 앞으로 4년 동안에도 임대료 상승에 제한이 있어 신규 계약에서 8년치를 한꺼번에 반영할 수 있다. 급등한 보유세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해 전국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17.22% 오르면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1가구 1주택자만 해당돼 다주택자 세금은 대폭 오르게 된다. 집주인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비롯해 월세를 인상하거나 반전세로 돌리는 등의 방식으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고공행진 중인 전셋값에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것은 위험 신호다. 서민들은 이미 치솟는 전세금을 대느라 헉헉대면서 가계부채마저 키우고 있다. 결혼이나 이직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전셋집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큰 고통이다. 따라서 전셋값 급등에 따른 어려움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안이하게 봐선 안 된다.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세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전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임대차법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곧 출범하는 새 정부만의 의지로는 역부족이다. 임대차법과 세법 등은 법 개정을 거쳐야 해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급이라도 많으면 좋겠지만 물량은 여전히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전세 대란에 대한 불안이 커진 만큼 지금부터라도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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