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권성동 새 원내대표, 강함보다 소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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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 강 여야 양보 없는 정면충돌 예상

국회 과반 설득 못 하면 ‘정책 동력' 상실

국정 현안 살피면서도 지역에도 관심 가져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4선의 권성동(강릉) 의원이 선출됐다. 권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체 102표 중 81표를 얻어 당선됐다. 강원도에서 여야 정당의 원내대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의 영광은 물론이고 강원도로서도 경사스러운 일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앞으로 1년 동안 소통과 타협, 조정의 정신으로 원만하고 효율적인 국회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새 원내대표 본연의 역할이자 국민의 바람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집권 1년 차 원내대표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 책무에 걸맞은 책임감으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순항할 수 있도록 야당과의 협치에 더욱 정력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시험은 혼자 공부하면 되는데 정치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의원님들 한 분 한 분이 원내대표라는 생각으로 앞장서고 참여하고 함께해줄 때만 승리가 담보된다고 생각한다”며 국정 운영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강(强) 대 강(强)'의 여야의 양보 없는 정면충돌이 예상돼 걱정이 앞선다. 즉, 원내에서 소속 정당 전체 의원을 대표하고 이끄는 게 원내대표이지만, 실제로는 지도력을 발휘해 의원들을 이끌기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뜻, 나아가 의원총회에서 표출된 의원들의 집합적 의사에 이끌리는 예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실상은 원내대표 역할의 한계점이 아니라 여야 협상의 주역이라는 진정한 역할의 출발점이다. 당 지도부나 소속 의원들의 태도는 협상 전면에 나선 원내대표가 전하는 상대 당 분위기나 셈법에 적잖이 좌우되게 마련이어서 이들의 정보 해석 및 전달 태도에 따라 여야 협상의 향방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권 원내대표가 가져야 할 태도는 확고한 지도력이 아니라 유연한 마음가짐이다.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고, 적극적 내부 설득으로 당내의 오해를 풀고, 최대한 양보와 타협으로 상대와의 견해 차이를 좁혀 갈 수 있어야 한다. 권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예비 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만큼 산적한 입법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묘수를 둘지 그래서 주목된다.

현재 원내 의석 분포는 더불어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등이다. 무소속 7명도 대부분 민주당 출신이다. 국민의힘이 압도적 열세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역시 상당수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 과반의 설득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임기 초 국정 동력 확보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의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혁 등이 좌초되지 않도록 하려면 고도의 원내 전략이 필요하다. 권 원내대표는 이러한 국정 현안을 살피면서도 지역 현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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