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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늘부터 거리두기 해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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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모임 인원·다중시설 영업시간 제한 풀려

코로나 종식 아닌 정점 지났을 뿐 방심은 금물

방역 미흡하면 팬데믹 언제든 돌아올 수 있어

오늘(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일상 회복이 시작된다. 사적 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완전히 없어진다. 행사·집회는 인원 제한 없이 개최할 수 있게 되며, 영화관·공연장에서의 취식도 가능해진다. 종교시설과 일부 사업장에 보름간 ‘운영 제한'을 권고하는 첫 행정명령이 내려진 2020년 3월22일을 시작 시점으로 보면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것은 757일, 약 2년1개월 만이다. 또 25일부터는 4주 이행 기간을 거쳐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에서 2급 감염병으로 낮춘다. 독감처럼 자가격리 의무가 없어지고 일반 병원 진료가 가능해진다. 다만 실외로 한정해 해제를 검토하던 마스크 착용은 비용 효과성이 우수한 기본 방역 조치여서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거리두기 해제는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달 중순 4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분명해졌다고 판단, 이뤄지게 됐다. 최근 1주일 평균 확진자는 16만명으로 줄었고 감염재생산율도 1.29에서 0.82로 낮아졌다. 장기간 이어진 거리두기 조치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대책으로 전례 없는 2년1개월간의 거리두기로 시민이 겪어야 했던 불편과 자영업자 피해를 생각하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포스트 오미크론', 즉 오미크론 이후의 대응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와 함께'라는 말로 포스트 오미크론 시대를 규정지었다. 정 청장은 “이번 체계 전환은 단순한 감염병 등급 조정이나 방역 완화가 아니라 코로나19와 함께 안전하게 일상을 재개하고 일상적인 진료체계를 갖추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며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즉, 코로나19와의 동거가 새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19는 지금 종식된 것이 아니다. 정점을 지났을 뿐이다. 신종변이 출현, 시간 경과에 따른 접종·자연면역 효과 감소, 실내활동 증가 등 계절적 요인, 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RSV 등 동시 유행 등 재확산 위험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여전히 하루 1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사망자 또한 하루 200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팬데믹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2020년 1월 국내 첫 감염자 발생 이후 1,600만명이 감염돼 2만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일상 회복이 안착하려면 누적 사망자의 94%에 이르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보호하는 일이 관건이다. 고령층의 4차 백신 접종률을 조속히 높이고, 요양병원 등의 방역 상황을 세심히 점검해야 한다. 감염병 등급 조정은 필요하지만 결코 서둘러선 안 된다. 현재 0.1% 수준인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출 보완책이 없다면 과도기에 면역 취약계층의 희생이 커질 수 있다. 이제부터 방역대책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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