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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유 값 쇼크, 가격 안정시켜 서민 고통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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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강원도 내에서 경유 값을 휘발유 값보다 높게 책정한 주유소는 2일 현재 33곳에 달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같은 주유소도 15곳이나 됐다. 서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유종에 관계없이 유류세 30% 인하 조치를 시행하면서 둘 사이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지역의 경유 수급난이 심화되며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소비자가에 확대된 유류세 인하율을 반영하는 주유소가 늘면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경유 값이 폭등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화물차 운전자와 자영업자, 농어민 등이다.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한다. 또한 물류 차질로 산업 전반에도 동맥경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유류세 인하에도 휘발유 값은 내리지 않고 있다. 올 3월 ℓ당 1,900원을 돌파한 이후 지금까지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추월한 주유소가 속출하면서 소비자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요소수 대란으로 곤혹을 치른 화물차 운전자들은 평균 운송료의 30% 이상을 유류비로 쓰는 상황에서 일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1년 만에 유류비가 화물차 적재중량에 따라 많게는 월평균 250만원까지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거리마저 없어 미칠 지경이라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삶이 버거운데 치솟는 기름 값이 서민 생활을 더 힘겹게 만들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경유 생산량 증가에 나섰지만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비중은 전체 생산량 대비 최대 1% 수준에 불과해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민 생계용만이라도 당분간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병행 대책을 내놔야 한다. 경유 값은 산업 경쟁력과도 밀접한 관계다. 이참에 경유 값이 산업 경쟁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유류세 체제를 재정비할 필요도 있다. 기름 값 부담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물가를 끌어올리고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실제로 올 3월 소비자물가가 10여년 만에 4%를 넘긴 데에는 기름 값 상승의 영향이 컸다.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할 것인가. 조속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둘러 서민 경제와 화물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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