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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겨울가뭄 이어 봄가뭄, 관정개발 등 근본대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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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적고 저수율 평년 80% 불과해

6월 초까지 비 안 오면 작물 생육 지장

효율적 물 관리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비가 오지 않은 탓에 땅이 메말라 작물 재배가 쉽지 않고 저수율까지 급감하고 있어 봄철 농사를 준비하는 강원도 내 농가의 속이 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 더구나 기상청이 26일 도내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으나 강수량이 5㎜ 안팎의 적은 양으로 예측되고 있어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저수율현황'도 여의치 않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3일 기준 도내 저수율은 58.8%다. 이는 평년의 80%밖에 되지 않는다. 도내에서는 5월 철원을 중심으로 벼 모내기가 시작되지만 이처럼 물이 마르면서 어려움은 배가되고 있다. 농정 당국은 6월 초순까지 가뭄이 이어지는 경우 도내 작물 생육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관정, 스프링클러 등을 이용해 임시로 땅을 적실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모내기를 앞둔 농민들은 우선 모내기를 진행한 후 급수하는 방향을 권장하고 있다.

지하수와 계곡수 등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식수난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봄가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땜질 처방에만 매달리며 허둥대는 모습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해마다 가뭄 극복 ‘총동원령'을 내리고 가뭄지역에 양수기 대여나 간이 양수시설 확보 등 응급조치를 위해 재해대책비를 얼마간 배정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다 비라도 내리면 또 한 고비를 넘긴 듯 지나치고 만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기적이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가뭄 극복 캠페인에 의존하고 공직자들이 현장에서 일손 돕기나 하는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으로는 반복되는 가뭄이나 자연재해를 극복해 낼 수 없다. 해결책은 물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공급을 늘리는 길뿐이다. 강수량의 10%만 지금보다 더 가둘 수 있어도 물 문제의 근본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동안 난개발로 인해 지하수도 이미 위험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물 관리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가뭄은 작황부진을 불러온다. 이는 곧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도 농산물을 비롯한 각종 물가의 상승으로 서민들은 고통받고 있다. 여기에 봄가뭄의 후유증으로 예고된 물가 불안은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게 뻔하다. 비가 오고 안 오고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 그러나 가뭄의 피해를 줄이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과거 여러 차례의 가뭄 때 정부와 지자체는 가뭄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항구적 피해 극복을 약속했다. 약속한 가뭄 대책이 제대로 추진됐는지 이번 기회에 꼼꼼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지 오래다. 특히 겨울철과 봄철 강수 부족은 건조한 날씨로 이어져 해마다 영농에 영향을 줄 만큼 심각하다. 새로운 관정개발과 충분한 양수시설 확보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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