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소중한 한 표가 모여 세상과 삶의 질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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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기권은 원하지 않는 역선택 부를 수 있어

적임자 없다고 포기하면 그 피해자는 유권자

오늘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앞으로 4년간 지방정부의 살림을 꾸릴 단체장과 이들을 감시할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날이다. 지방정부가 갖는 예산집행권과 인허가권, 단속권 등은 우리 생활에 보다 가까이 있다.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지역의 살림과 복지, 안전, 환경, 교육이 달라진다. 지방선거는 중요도나 역할 면에서 대통령·국회의원선거에 비해 결코 덜하다고 할 수 없다. 주민들 일상과 직결된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외려 이들이 훨씬 크다. 오늘 하루 유권자들에게 이보다 중차대한 행사는 없다.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약 20%의 유권자들이 지난주 사전투표를 마쳤다.

이번 지방선거는 시·도지사에서부터 시·군·구(청)장, 시·도의회 및 구·시·군의회의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원들에 더해 교육감까지 총 7개의 선출직, 전국적으로는 4,132명의 선출직을 뽑게 되는 대규모 ‘동시' 선거다. 등록 후보자만 7,500명이 넘는 선거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흥미로운 것은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이후 이 중 509명의 후보자가 무투표로 당선됐다는 점이다. 4,132명을 선출하는데 12%를 상회하는 후보자들이 선거의 출발선에 서기 전에 이미 당선을 확정한 것이다. 기초단체장 6명, 교육감 1명, 그리고 광역의회 약 100명, 기초의회 약 400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 같은 무투표 당선의 규모는 유례없는 일이다. 얼굴도 이름도 정견도 알리지 않고 당선된 사람들이 4년간 군수, 구청장, 지방의원으로 그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더없이 중요하다. 후보자들의 공약과 됨됨이를 차분히 살펴보고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고 희망이 되는 나라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한 표가 모여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진전시켜 왔다.

적임자가 없다고 투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 정책과 경력 등을 보고 최악의 후보부터 하나씩 제외해 나가면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은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이 기권보다 현명한 선택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지역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토호들로 대표되는 그들만의 패거리 문화를 만들었다. 기권은 누구도 원하지 않은 이런 역선택의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 물이 썩지 않도록 휘젓는 역할, 유권자가 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다. 선거 때는 간이라도 떼어줄 것처럼 을(乙)로 행세하다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슈퍼 갑(甲)으로 돌변하는 공직자를 수없이 봐 왔다. 꼭 지키겠다던 공약은 휴지 조각 되기 일쑤다. 다 유권자를 우습게 보고 하는 행태들이다. 투표소의 줄이 길어질수록 못된 버릇을 하루라도 빨리 고칠 수 있다. 투표는 내 의사를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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