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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환율 1,300원 돌파, 위기 극복에 다 함께 힘 보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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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에 1,300원 선을 넘어서는 등 금융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환율이 1,300원 이상 올랐던 시기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심각한 국면이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이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며 상단이 1,350원까지 오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과 공급망 장애, 중국 성장률 둔화, 하반기 메모리칩의 다운 사이클,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 등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악재들이 연이어 돌출하며 경기 침체 사인을 보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

고물가로 원가 비용이 치솟고 있고 고금리로 자금압박을 받는 가운데 고환율로 수출 발목까지 잡히게됐다.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올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 폭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125억5,000만달러 적자) 하반기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강원무역의 올 5월 수출액은 2억2,954만달러다. 하지만 수입액은 5억8,822만달러였다. 3억5,867만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적자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원화 약세로 경제위기 때마다 버팀목이 됐던 기업들이 걱정이다. 특히 원자재를 수입,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고환율은 기름을 붓는 격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능한 정책들을 모두 동원해 기업의 어려움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무역적자가 만성화되면 경상수지도 불안하다. 상품, 서비스, 소득수지 등을 합친 경상수지가 올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도 계속 나온다. 올 4월 경상수지는 8,000만달러 적자였다. 재정수지 역시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상수지, 재정수지 둘 다 마이너스가 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는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쌍둥이 적자는 국가신용을 떨어뜨리고 대규모 자본 유출까지 초래할 수 있다. 수출에 비상이 걸리면 무역적자는 더 심해지고 심각한 고환율, 고금리 악순환에 갇힐 수 있다. 대외요인에서 촉발된 지금의 복합위기 대응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각 경제 주체들도 고통을 분담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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